CEO의 자기 브랜드 & 인맥관리법
“네트워킹은 잠재력 깨우는 행위… 자기희생 전제돼야”
허은아_(주)예라고 대표·브랜드 업 컨설턴트
이름하여 나를 파는 시대, 바로 ‘셀프 브랜딩’이다.
나라는 상품의 가치를 스스로 평가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내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 중 으뜸은 휴먼 네트워킹이다.
사람이 바로 자산이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다.
유명인사들은 그 힘든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그 두 번째-.
KTF 조서환 전무 - 문무(文武)를 겸비한 마케팅 덕장 |
KTF 조서환(대한상공회의소 마케팅연구회 회장) 전무는 명실공히 국내 마케팅 분야의 최고수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그가 개최한 마케팅 관련 세미나에는 유료임에도 300명이 넘는 사람이 몰려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무료 세미나의 경우에도 고작해야 50여 명이 오면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마당에 그 ‘사건’은 조 전무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그는 또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 6월에 발간한 <대한민국 일등상품 마케팅전략>(조서환 외 지음)은 현재 교보문고 집계 마케팅 분야 베스트 4위에 올라 있다(9월 중순 기준). 1위부터 5위 가운데 그를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인 저자의 책이다. 또 다른 책인 <한국형 마케팅>은 대학 교재로 채택될 정도로 많은 신뢰를 받고 있다.
그는 유니레버·다이알코리아·한국로슈를 거쳐 1996년부터 애경산업에 근무했으며 마케팅상무까지 진급했다. 이어 2001년 KTF 마케팅전략실장 상무로 전격 스카우트된 후 현재는 대전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탁월한 영어 실력과 ‘마케팅 분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폭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다.
그의 CEO 브랜드는 ‘문무를 겸비한 마케팅 덕장’이라고 할 만하다. 대학 교재와 베스트셀러를 써낼 정도로 탁월하고 정교한 이론으로 무장했을 뿐만 아니라 현장분석력과 화려한 성공신화를 자랑하고, 여기에 뚝심까지 갖춰 ‘장수’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애경산업에 근무할 당시 그는 샴푸와 린스를 결합한 ‘하나로 샴푸’로 대히트했으며 당시 ‘치약시장이 반으로 뚝 잘린 상태’에서 ‘젊은 치약’이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접근한 ‘2080치약’으로 업계를 평정했다. IMF라는 한국경제사에서 유례 없던 불황 속에서 거둔 성공이었기에 당시 그가 발휘했던 마케팅 전략전술은 ‘전설’로 불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KTF로 스카우트된 이후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와 대학생 대상의 ‘나(Na)’ 브랜드로 또다시 히트하며 마케팅업계의 1인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러한 실전에서의 성공으로 그는 단순히 ‘이론가’가 아니라 ‘문무(이론과 실전)를 겸했다’는 CEO 브랜딩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그는 미래를 바라보는 지혜와 뚝심까지 갖췄다. 애경산업에 있을 때의 이야기다. 당시 애경은 생활용품시장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외국과의 합작을 통해 신규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당시 과장이었던 그의 직속상관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그는 외국인 상사와 말다툼하는 일이 잦았다. 외국인 상사들은 생활용품의 브랜드 네임을 외국 이름으로 지을 것을 요구했지만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던 것이다.
“자신을 ‘희생’한다는 느낌으로 도와라”
그러던 어느 날 참다 못한 외국인 상사들이 당시 애경의 장영신 회장에게 “조서환 과장을 퇴사시키라”고 요구했다. 이유가 궁금했던 장 회장이 조 과장을 불러 무슨 일인지 물었다. 그가 그토록 외국 브랜드 이름을 쓰지 않았던 것은 먼 훗날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회장님, 저들이 언젠가 떠날 때 그들은 브랜드를 가져갈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애경은 막대한 돈을 들이고 헛수고만 한 꼴이 될 것입니다.”
장 회장은 눈이 동그래지면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후 ‘하나로 샴푸’가 출시돼 대히트했으며 그는 애경그룹 최초로 과장에서 부장으로 쾌속승진했다.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상사와도 과감하게 싸울 수 있는 자신감과 뚝심이 바로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오늘날 ‘마케팅 분야의 1인자’라는 브랜딩을 하기까지는 ‘CEO 브랜딩’에 대한 그의 명확하고 단호한 철학이 큰 몫을 차지했다.
“브랜드가 단순히 상표나 심벌을 의미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과일·농수산물, 심지어 사람의 인격까지 브랜드화하고 있다.
해당 분야의 세분화된 시장을 정확한 자신의 포지셔닝(positioning)과 타기팅(targeting)을 통해
공략해야만 한다. 특히 이 브랜드화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신뢰’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출판기획자가 마케팅 관련 서적을 펴낼 때 조 전무에게 추천사를 부탁한다. 그의 추천이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개런티’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의 인맥은 정치계를 비롯해 경제·사회 등 다방면에 걸쳐 있으며 특히 학계, 그 중에서도 마케팅 분야에서는 마당발을 넘어 ‘왕발’ 수준의 인맥을 확보하고 있다.
그의 인맥관리 비법이라고 한다면 바로 ‘희생’으로 요약된다.
일반적으로 인맥이라고 하면 학연과 지연·혈연 등을 떠올리지만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움을 요청했을 때
‘자신을 희생하고 도와주는 사람이 진짜 인맥’”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반대로 그 누군가와 인맥을 맺고 싶다면 ‘자신을 희생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느낌이나 기술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이미 형성된 자신의 브랜드 퍼스낼리티를 기반으로
‘신사적이고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필자가 2003년 ‘CLUB CEO’라는 모임을 개최했을 때도 조 전무의 고마운 희생을 경험한 적이 있다. 바쁜 시간을 투자한 참석과 더불어 많은 지인을 직접 모시고 오는 적극적인 도움에 감격한 적이 있다. 그 고마움을 알기에 현재 필자는 조 전무의 팬이 되어 도움을 드리고 싶어하는 또 다른 인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그는 ‘마케팅의 달인’답게 기존의 마케팅 요소와 사람을 연결하는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흔히 많은 마케터들이 4P(제품차별화·유통채널·판매촉진·가격결정)라는 ‘마케팅 믹스’를 통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바로 여기에 ‘사람’이 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즉, 마케팅의 요소만으로는 뚫을 수 없는 기존 소비자들의 저항과 자신이 속한 회사 내부의 반발이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돌파해 나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신념과 철학을 가진 인재이자 그 인재의 광범위한 인맥이라는 이야기다.
그의 인맥관리 성향은 ‘선택과 집중’이다. 물론 여러 모임에 나가 자신을 알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인맥을 다져 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착각이라는 이야기다. 조 전무는 “그렇게 할 바에는 차라리 전화번호부를 외우는 것이 낫다”고 말할 정도다.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뢰를 쌓아 나가는 것이 인맥관리의 가장 중요한 원리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마케터답게 자기 스스로를 ‘SWOT분석’하라고 충고한다. 이렇게 하면 자신의 장단점과 타인의 장단점을 잘 파악할 수 있고 이때 가장 적절하게 인맥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 브랜딩을 잘하면 인맥관리는 저절로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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