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성을 위한 ━━/Joyful묵상노트

Ever Green -

Joyfule 2020. 10. 29. 06:18

Ever Green - Joyful 가을이 깊어가니 곱게 단풍든 나무잎이나 떨어지는 낙엽을 볼 때 예사롭게 보이지 않아 지나 온 세월들을 반추하게 된다. 50대에서 60대로... 70대로 넘어 갈 때마다 뭔가 아쉽고 나이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이제 내가 80살이나 되다니.. 그냥 신기하고 허허로운 웃음만 나온다. 내가 어렸을때에 본 80대는 머리가 하얗게 세고, 얼굴엔 주름 투성이의 허리가 구부러진 노파들이였는데 내가 벌써 그 나이가 되었다. 친정 엄마는 겨우 52년을 사시고 친정아버지는 76세를 사시고 하나님 나라로 가셨는데 부모님에 비해서 오래 살았다. 그러나 지나간 날들이 아주 잠간인 것 같고 내가 오래 살았다는 생각이 안든다. 지금은 노령인구가 많아져서 80세 노인을 많이 볼 수 있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80 노인을 흔히 볼 수 없었다. 스물 여덟에 결혼하여 2년이 지나니 30대가 되었는데 그때 불려지던 아줌마! 라는 호칭이 얼마나 낯설든지.... 할머니라고 불려질 나이가 되어서야 아줌마라는 호칭이 익숙해졌다. 이제 명실공히 할머니가 되었지만 신기한 것은 몸은 늙어도 마음은 결코 늙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가 결혼했을 당시 시어머님의 연세가 70세였다. 남편이 막내이기 때문에 시어머니의 연세가 많았다. 만 92세를 일기로 돌아가실때까지 우리가 모시고 살았는 데 그때 내 생각으로는 연세가 70세 또 80세가 되셨으니 옷도 곱고 화려한 것보다는 점잖은 것을 좋아하실 줄 알고 사다드리면 곱고 화사한 것으로 바꿔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여자는 늙어도 여자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극히 당연한 것을 그때는 혼자 속으로 웃었었다. 시어머님은 90세가 넘으니 "사는게 지루하다" 라고 말씀하셨다. 화초를 가꾸시거나 성경 읽는 것외에 특별히 하시는 일이 없어서 그러셨던것 같다. 요즘 같이 노인정이나 복지관 같은 곳이 있었으면 노후를 좀더 즐겁게 보내실 수도 있었을텐데...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늙어가면서 품위있고 인자한 모습이 되고싶었다. 풍부한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여유로 사람들을 이해하고 누구라도 기대고 싶고, 평안한 안식처같은 그런 따뜻한 할머니가 되고싶었다. 내 의식 속엔 항상 의욕과 활기가 넘치지만 나이가 많아지니 오래 썼다고 여기저기 몸이 신호를 보내 온다. 자존감 지키며 폼나게 늙어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체득했다. 그래서 나이에 맞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머리 염색도 하지 않기로 했다. 눈밑에 지방제거 시술을 하면 훨씬 젊어보인다고 권하는데 80세 할머니답게 살기로 했다. 어이없게 흘러간. 돌이킬 수 없는 수 많은 어제들.... 강물같이 흘려보낸 많은 시간들.... 사람들은 과거를 회상할 수는 있어도 되돌아 갈 수는 없다. 그래서 오늘을 더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할 것이다. 살아오는 동안 시행착오도, 실수도 있었지만 이제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으니 나이값을 하면서 살아야겠다. 생각하는 것도 ... 말하는 것도 ... 행동하는 것도 ... 하나님께서 언제 부르실지 모르지만 사는 동안 겉사람은 낡아지나 속사람은 날마다 새롭게 Ever Green으로 살기로 했다. "우리의 년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년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ㅡ 시편 90편10절.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ㅡ 시편 7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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