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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 (In the Ravlne) 17. - 안톤 체홉 (終)

골짜기 (In the Ravlne) 17. - 안톤 체홉 어찌 된 까닭인지 노인은 여름이고 겨울이고 변함없이 털가죽 외투를 입고 밖으로 돌아다녔다. 아주 더운 날이 아니면 집에 가만히 앉아 있는 일이 없었다. 언제나 털가죽 외투의 깃을 세워서 몸을 꼭 감싸고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거나, 큰 길을 따라서 정거장 쪽으..

골짜기 (In the Ravlne) 15. - 안톤 체홉

골짜기 (In the Ravlne) 15. - 안톤 체홉 바로 앞 길가에서 모닥불이 타고 있었다. 말이 풀을 뜯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어둠 속에서 두 대의 짐마차가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대는 통을 싣고 있었고, 또 한 대의 작은 마차는 무슨 자루를 싣고 있었다. 그리고 두 남자 의 모습도 보였다. 한 사람..

골짜기 (In the Ravlne) 14. - 안톤 체홉

골짜기 (In the Ravlne) 14. - 안톤 체홉 안뜰에는 빨랫줄이 있고 거기에 빨래가 널려 있었다. 그녀는 채 마르지도 않은 자기의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줄에서 잡아채어 귀머거리 남편의 팔에 획획 던졌다. 화가 치밀 대로 치민 그녀는 안뜰에 쳐진 빨랫줄마다 뛰어다니면서 옷가지를 한쪽에서부터 잡아채어 ..

골짜기 (In the Ravlne) 12. - 안톤 체홉

골짜기 (In the Ravlne) 12. - 안톤 체홉 악시냐는 거의 매일같이 마차를 타고 그곳으로 갔다. 그녀는 몸소 고삐를 쥐고, 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호밀밭에서 밖을 엿보는 뱀같이 목을 빼고는 수수께끼 같은 앳된 미소를 던지곤 했다. 리파는 언제나 사순절전에 낳은 아기를 데리고 놀았다. 가엾은 생각이..

골짜기 (In the Ravlne) 11. - 안톤 체홉

골짜기 (In the Ravlne) 11. - 안톤 체홉 그리고 날마다 마룻바닥을 닦거나 빨래를 하면서, 날품팔이 일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지냈다. 오늘도 교회 미사에 참례하고 돌아온 두 사람은 부엌에서 식모와 함께 차를 마신 다음 창고로 가서 썰매와 벽 사이의 흙바닥에 드러누웠다. 창고 안은 깜깜하고 마구의 ..

골짜기 (In the Ravlne) 10. - 안톤 체홉

골짜기 (In the Ravlne) 10. - 안톤 체홉 해는 이미 저물었고, 작은 시냇물 위에도 교회의 구내에도 공장 주변의 공지에도 짙은 우유빛 안개가 뿌옇게 덮이기 시작했다. 어둠이 왈칵 몰려와서 골짜기에 묻힌 마을에는 등불이 반짝이기 시작했고, 안개 속에는 마치 바닥 모를 심연이 감추어져 있는 것처럼 느..

골짜기 (In the Ravlne) 9. - 안톤 체홉

골짜기 (In the Ravlne) 9. - 안톤 체홉 숲으로 들어가는 어귀에 경계표가 하나 서 있었다. 예리자로프는 그것이 든든한가 어떤가 보려고 손으로 만져보았다. 플라스커비야가 숨을 헐떡거리면서 다가왔다. 주름살투성이에 항상 두려운 표정을 하고 있는 그녀의 얼굴도 오늘만은 행복하게 빛났다. 오늘은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