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花 - 이기숙 梅花 - 이기숙 우수 경칩 지났다지만 봄바람 뺨을 스치고 잔설이 남아 있는데 무엇이 그리도 급해 곱게 단장하고 화사한 얼굴 내미느냐 삭풍한설 몰아치는 겨울을 이겨낸 강인함 만 천하에 자랑하는구나 개나리 진달래도 아직은 잠잠한데 너만의 아름다움 도도하다 경이롭다 봄의 전령사로 손색이 없..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3.10
아침마다 눈을 뜨면 - 박목월 아침마다 눈을 뜨면 - 박목월 사는것이 온통 어려움 인데 세상에 괴로움이 좀 많으랴 사는 것이 온통 괴로움인데. 그럴수록 아침마다 눈을 뜨면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서로 서로가 돕고 산다면 보살피고 위로하고 의지하고 산다면 오늘 하루가 왜 괴로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3.09
안부 - 김초혜 안부 - 김초혜 강을 사이에 두고 꽃잎을 띄우네 잘 있으면 된다고 잘 있다고 이때가 꽃이 필 때라고 오늘도 봄은 가고 있다고 무엇이라 말하지 않은 그 말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3.08
생명의 서(書) - 유치환 생명의 서(書) - 유치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救)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沙漠)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永劫)의 허적(..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3.07
자화상 - 유안진 자화상 - 유안진 한 생애를 살다보니 나는 나는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라 비와 이슬이 눈과 서리가......강물과 바닷물이 뉘기 아닌 바로 나였음을 알아라 수리부엉이 우는 이 겨울도 한밤중 뒤뜰 언 밭을 말달리는 눈바람에 마음 헹구는 바람의 연인 가슴속 용광로에 불 지피는 황홀한 거짓말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3.06
하늘에 쓰네 - 고정희 하늘에 쓰네 - 고정희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하늘에 쓰네 그대 오지 않아도 나 그대 속에 산다고 하늘에 쓰네 내 먼저 그대를 사랑함은 더 나중의 기쁨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내 나중까지 그대를 사랑함은 그대보다 더 먼저 즐거움의 싹을 땄기 때문이리니 가슴속 천봉에 눈물 젖는 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3.05
저물어 그리워지는 것들 - 이기철 저물어 그리워지는 것들 - 이기철 나는 이 세상을 스무 번 사랑하고 스무 번 미워했다 누군들 헌 옷이 된 생을 다림질하고 싶지 않은 사람 있으랴 유독 나한테만 칭얼대는 생 돌멩이는 더 작아지고 싶어서 몸을 구르고 새들은 나뭇잎의 건반을 두드리며 귀소한다 오늘도 나는 내가 데리고 가야 할 하루..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3.04
살아있는 것은 모두 흔들린다 - 오창극 살아있는 것은 모두 흔들린다 단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랑을 해 본 사람이면 그 흔들림이 무엇인가를 안다 그 어지러움이 무엇인가를 안다 그대가 머물다 간 자리에 바람이 불어와도 넘어지고 쓰러지는 것에 덤덤해지고 무뎌진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다 흔들린다 - 오창극의 시집《살아있는 모든 것..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3.04
小 曲 1.2.3. ㅡ 황동규 小 曲 ㅡ 황동규 1. 내 처음으로 마음속에 당신을 그렸을 때 나는 불 속을 걷는 것 같었습니다 바위 위에 하나의 금이 기어가듯 그렇게 가는 것 같었습니다 하나의 불길 속을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조용함이었습니다 타는 불 너무 조용해서 귀 속과 귀 밖이 구별 안되는 그러나 귀 기울이며 다가가는 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3.03
쉬 - 문인수 쉬 - 문인수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生)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 하실까봐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허시것다아" 농..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3.02
삶과 시 - 이해인 삶과 시 - 이해인 시를 쓸때면 아까운 말들도 곧잘 버리면서 삶에선 작은것도 버리지 못하는 나의 욕심이 부끄럽다 열매를 위해 꽃자리를 비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아파도 아름답게 마음을 넓히며 열매를 맺어야 하리 종이에 적지 않아도 나의 삶이 내 안에서 서로 익어가는 소리를 듣는 맑은 날이 온..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3.01
빈센트 반 고흐의 별 - 빈센트 반 고흐의 별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 왜 나는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2.29
행복한 그리움 - 박성철 행복한 그리움 - 박성철 오랜 그리움 가져본 사람은 알 수 있습니다. 사람 하나 그리워하는 일이 얼마나 가슴 미어지는 애상인지를 쓸쓸한 삶의 길섶에서도 그리움은 꽃으로 피어나고 작은 눈발로 내리던 그리움은 어느새 선명한 발자국을 남기는 깊은 눈발이 되었습니다 애매모호한 이 기억의 잔상..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2.28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 유안진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 유안진 슬퍼지는 날에는 어른들아 어른들아 아이로 돌아가자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가서 간밤에 떨어진 별똥 주우러 가자 사랑도 욕스러워 외로운 날에는 차라리 아무것도 아닌 것을 물어보자 개울가의 미나리아재비 물봉숭아 여린 꽃이 산기슭의 패랭이 엉겅..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2.27
저무는 빈들에서 - 정일근 저무는 빈들에서 - 정일근 어둠 그 다음에는 무엇이 따라 오느냐 저무는 빈들에 서면 이내 아득한 바람 어디로 돌아가야 하느냐 세상 길은 끊어지고 풀들, 잡목들 자욱히 흐느낀다 빈말 빈몸으로 살아온 날들 뒤돌아보느니 이유도 까닭도 없이 속죄하고 싶다 사람아 마을의 먼 불빛들이 따스하게 다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