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5816

근심을 지펴 밥을 짓는다 - 이기철

근심을 지펴 밥을 짓는다 - 이기철 꽃씨 떨어지는 세상으로 내려가 꽃씨보다 더 작게 살고 싶었다 나뭇잎이 지면서 남긴 이야기를 모아 동화를 쓰고 병에서 깨어나는 사람의 엷은 미소를 보며 시를 쓰고 싶었다 저 혼자 나들이 간 마음이 날개가 찢겨 돌아올 때마다 가제 손수건으로 피 묻은 그의 얼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 백창우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 백창우 이렇게 아무런 꿈도 없이 살아갈 수는 없지 가문 가슴에, 어둡고 막막한 가슴에 푸른 하늘 열릴 날이 있을거야 고운 아침 맞을 날이 있을거야 길이 없다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대, 그 자리에 머물지 말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 유안진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 유안진 슬퍼지는 날에는 어른들아 어른들아 아이로 돌아가자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가서 간밤에 떨어진 별똥 주우러 가자 사랑도 욕스러워 외로운 날에는 차라리 아무것도 아닌 것을 물어보자 개울가의 미나리아재비 물봉숭아 여린 꽃이 산기슭의 패랭이 엉겅..

눈길을 걸으며 - 이의웅(오동나무)

사진: 임승하님 눈길을 걸으며 - 이의웅 잿빛 하늘에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한다 삽시간에 하얗게 홑이불을 뒤집어쓴 산하 흐르는 물길만이 까맣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눈이 휘둥그레진 참새들의 부산한 날개 짓을 보면서 콧등의 눈발이 스르르 녹을 때 비로소 눈이 주는 감미로움에 젖는다 하얀 백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