孤獨의 깊이 - 기형도 孤獨의 깊이 - 기형도 한차례 장마가 지났다. 푹푹 파인 가슴을 내리쓸며 구름 자욱한 江을 걷는다. 바람은 내 외로움만큼의 重量으로 肺腑 깊숙한 끝을 부딪는다 傷處가 푸르게 부었을 때 바라보는 江은 더욱 깊어지는 法 그 깊은 江을 따라 내 食事를 가만히 띄운다. 그 아픔은 잠길 듯 잠길 듯 한 장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17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 이어령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 이어령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덕담 대신 날개를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 없고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16
겨울 나무 - 박지혜 겨울 나무 - 박지혜 나의 생애 가장 고운 빛갈로 타오르던 때가 지나고 이제 겸허히 옷을 벗었습니다 황량한 벌판에 서서 화려했던 날들의 벗들을 생각해 보며 하루 하루 겨울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바람이 휘몰아칠 때마다 시린 살갖이 내 안을 성숙시켜서 뿌리 깊은 방에 눈물처럼 샘물이 고였습니..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15
아무 것도 아니었지 - 신현림 너는 아무 것도 아니었지 순식간에 불타는 장작이 되고 네 몸은 흰 연기로 흩어지리라 나도 아무 것도 아니었지 일회용 건전지 버려지듯 쉽게 버려지고 마음만 지상에 남아 돌멩이로 구르리라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도 괜찮아 옷에서 떨어진 단추라도 괜찮고 아파트 풀밭에 피어난 도라지라도 괜찮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14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 천양희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 천양희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산 넘어버렸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강 넘어버렸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집까지 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걸 위해 다른 것 다 버렸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13
ㅡ피천득의 [이 순간] 중에서ㅡ ㅡ피천득의 [이 순간] 중에서ㅡ 이 순간 내가 별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12
칼릴 지브란의 아름다운 글 모음 칼릴 지브란의 아름다운 글 모음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영원히 남는다. 그 존재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그 존재를 증명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완전한 존재에 대한 깨달음이 없으면 인간은 존재와 부재를 분간 할 수 없게 된다. 영원한 존재가 그 모습을 바꿀 때 그것은 더욱 아름다워지고, 사라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11
그대는 새 날에 살아라 - 문태준 그대는 새 날에 살아라 - 문태준 새날이 왔다 샘물 같은 새 날이 왔으므로 그대는 하루의 마음을 또 허락받았다 그대는 돌아보는 사람이 되어라 비가 연못과 작은 돌과 우는 사람을 위로하듯이 꽃이 담장 아래와 언덕과 사랑을 밝히듯이 눈이 댓잎과 다리와 지붕을 덮는 이불이 되듯이 그대는 모두에..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10
친구여 그대의 창가에도 눈이 내리는가 - 고은영 친구여 그대의 창가에도 눈이 내리는가 - 고은영 새벽에 빗소리 요란하더니 지금은 이 깊은 겨울의 중심에 모든 길을 지우며 눈이 내린다 친구여, 눈이 내린다 몹쓸 미움이 형편없는 더러움이 찰나적으로 내리는 눈에 묻혀 사라지고 온 세상의 어둔운 길들을 하얗게 지운다 부유하나 가난하나 높으나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09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 다이앤 디 프리마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 다이앤 디 프리마 아침잠을 깨우는 수다스런 새들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못생긴 언덕에 핀 끈적끈적한 꽈리꽃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일찍부터 웃자란 맛이 쓴 상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여름밤에 거리에서 들리는 음악소리 언제까지나 우리 곁..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08
삶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날 - 용혜원 삶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날 - 용혜원 삶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 날 한 잔의 커피에서 목을 축인다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 거품만 내며 살지는 말아야지 거칠게 몰아치더라도 파도 쳐야지 겉돌지는 말아야지 가슴 한복판에 파고드는 멋진 사랑을 하며 살아가야지 나이가 들면서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든..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07
고향 - 김광균 고향 - 김광균 하늘은 내 넋의 슬픈 고향 늙은 홀어머니의 지팽이같이 한 줄기 여윈 구름이 있어 가을바람과 함께 소슬하더라 초라한 무명옷 이슬에 적시며 이름 없는 들꽃일래 눈물지었다 떼지어 우는 망아지 등 너머 황혼이 엷게 퍼지고 실개천 언덕에 호롱불 필 때 맑은 조약돌 두 손에 쥐고 노을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05
새해 새 아침 - 이해인 새해 새 아침 - 이해인 새해의 시작도 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 시작을 잘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겸손히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아침이여 어서 희망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사철 내내 변치 않는 소나무빛 옷을 입고 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 우리를 키워온 희망 힘들어도 웃으라고 잊을 것은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03
눈 오는 날의 편지 - 유안진 눈 오는 날의 편지 - 유안진 목청껏 소리치고 싶었다 한 영혼에 사무쳐 오래오래 메아리치도록 진달래 꽃빛깔로 송두리째 물들이며 사로잡고 싶었던 한 마음이여 보았느냐 보이는 저 목소리를 기막힌 고백의 내 언어를 하늘과 땅 사이를 채우며 울림하며 차가운 눈발로 태어날 수밖에 없는 뜨거운 외..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02
설날 아침에 - 김남주 설날 아침에 - 김남주 눈이 내린다 싸락눈 소록소록 밤새도록 내린다 뿌리뽑혀 이제는 바싹 마른 댓잎 위에도 내리고 허물어진 장독대 금이 가고 이빨 빠진 옹기그릇에도 내리고 소 잃고 주저앉은 외양간에도 내린다 더러는 마른자리 골라 눈은 떡가루처럼 하얗게 쌓이기도 하고 닭이 울고 날이 새고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