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5816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 이어령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 이어령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덕담 대신 날개를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 없고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 천양희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 천양희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산 넘어버렸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강 넘어버렸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집까지 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걸 위해 다른 것 다 버렸지..

ㅡ피천득의 [이 순간] 중에서ㅡ

ㅡ피천득의 [이 순간] 중에서ㅡ 이 순간 내가 별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

칼릴 지브란의 아름다운 글 모음

칼릴 지브란의 아름다운 글 모음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영원히 남는다. 그 존재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그 존재를 증명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완전한 존재에 대한 깨달음이 없으면 인간은 존재와 부재를 분간 할 수 없게 된다. 영원한 존재가 그 모습을 바꿀 때 그것은 더욱 아름다워지고, 사라지..

친구여 그대의 창가에도 눈이 내리는가 - 고은영

친구여 그대의 창가에도 눈이 내리는가 - 고은영 새벽에 빗소리 요란하더니 지금은 이 깊은 겨울의 중심에 모든 길을 지우며 눈이 내린다 친구여, 눈이 내린다 몹쓸 미움이 형편없는 더러움이 찰나적으로 내리는 눈에 묻혀 사라지고 온 세상의 어둔운 길들을 하얗게 지운다 부유하나 가난하나 높으나 ..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 다이앤 디 프리마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 다이앤 디 프리마 아침잠을 깨우는 수다스런 새들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못생긴 언덕에 핀 끈적끈적한 꽈리꽃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일찍부터 웃자란 맛이 쓴 상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여름밤에 거리에서 들리는 음악소리 언제까지나 우리 곁..

삶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날 - 용혜원

삶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날 - 용혜원 삶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 날 한 잔의 커피에서 목을 축인다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 거품만 내며 살지는 말아야지 거칠게 몰아치더라도 파도 쳐야지 겉돌지는 말아야지 가슴 한복판에 파고드는 멋진 사랑을 하며 살아가야지 나이가 들면서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