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을 위한 ━━/Leadership

고용주와 고용인이 되어가는 교역자들

Joyfule 2019. 8. 9. 00:52


 

 

      고용주와 고용인이 되어가는 교역자들

 

 

 

근래에도 신학교 게시판에 부교역자를 구하는 광고가 붙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면 요즘에는 옛 우리 때와 달리 “일종면허 소지자 우대, 봉고차 운전할 수 있는 자”등을 기준으로 부교역자를 구하는 광고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저도 교계신문 광고란에서 종종 그런 광고를 본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이런 광고에서 교회에서 정작 필요한 부교역자가 어떤 자인지를 알 수 있으며 담임목사들이 원하는 부교역자는 실제로 하나님 나라의 일에 합력할 수 있는 자가 아니라 그렇게 성가대 지휘만 할 줄 알고 운전만 할 줄 알면 되는 평범한 일군에 불가한 것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교회 봉고차 기사를 구하는 것인지 부교역자를 구하는 것이 맞는지 구분이 안가는 이런 광고에서 우리는 이미 서로가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 세워 가는데 있어 중심을 둔 상태에서 복음의 동역 자, 선후배, 제자 관계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회 조직이나 행정이나 교회 일에 기능이나 한 파트 담당자로서 임시 고용되는 관계로 될 수밖에 없는 상태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잘 아는 한 후배 목사는 근간에 부목사로 있다가 사임하고 개척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의 얘기를 들어보면서 부교역자로서 애로점이 바로 무엇이냐 하면 자신은 하나님의 일군이요 그 길로 가는 자인데 담임목사가 원하는 것은 자기의 하수인이나 종처럼 따라 주길 원하고 언제나 자기편에서 대변해 주거나 일해 주길 원하는 것으로 인해 오는 갈등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강도사 때 어느 교회에 부교역자로 갔다가 두 달도 채 지나지 못해서 그만두어야 하는 사정 얘기를 내게 한 적이 있었는데 나는 담임목사의 입장이었지만 실로 그 목사님이 너무한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교회가 있는 곳으로 가까이 왔으면 좋겠다 해서 이사까지 왔는데 교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 봉고차를 운행하다가 차문제로 인해 생긴 일로 원감과 언쟁 중에 그에게 따졌다고 그만두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후배는 한 동안 그 충격으로 낙심과 원망에 빠져 이 길을 내가 가야 하는지에 대해 갈등까지 생겨 매우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또 우리교회 집사님 동생은 첫째니 둘째니 하는 장로교단에 대학원을 나와 지방도시에 가서 같은 교단에 소속되어 있는 교회에서 주일학교를 맡아서 1년쯤 전도사로 있었는데 담임목사님이 원로로 은퇴하면서 새로 부임하는 목사가 옴으로 부교역자는 모두 그만 두어야 하는 관례(?)로 부득이 하게 사임했고 그 후에 아는 목사님을 통해 다른 교회로 갔는데 거기서는 유년주일학교를 맡으면서도 새벽마다 차량운행을 해야 했고 저녁예배가 있는 수요일이나 주일에는 밤늦게 까지 교회 일을 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이런 수고는 참을 수 있었는데 문제는 담임목사가 전도사인 자신에게 대하는 언행이었답니다. 자기는 언제나 깍듯이 대해주고 섬겨주길 원하면서도 전도사는 마치 종처럼 부려먹으려 하는 것이나 때로는 모욕적인 언사도 마구해대는 것은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한번은 전도사가 저녁예배 때 설교를 하게 되었는데 그 설교내용 중에 목사님의 귀를 거슬리게 하는 것이 있었나 봅니다. 그것으로 인해 심한 반 욕설적인 책망까지 받았고 그 길로 그만두게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형편은 상대적이라 반대편의 입장도 있을 줄 압니다. 반대로 부교역자로 인한 교회의 문제도 많고 부교역자로 인해 고통을 겪는 목사들의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을 편들어 밝히자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대체적으로 교회 안에 목사와 부교역자와의 관계가 이렇게 마치 세상의 영리 목적인 일터의 사람들처럼 고용주와 고용인 관계가 되어 자기의도와 요구와 기분감정에 따라 한순간 내보내고 그만두고 그래서 또 다른 일군(부교역자)을 구하고 또 다른 일터(교회)를 찾고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