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절 이야기
유대인들에게 절기란 우리의 교회력과 마찬가지입니다.
천주교는 교회력을 중시합니다.
그러나 개신교는 교회력은 있으나 교회력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지 않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 절기란 안식일과 마찬가지로 모든 삶의 기준입니다.
유대인들의 모든 삶은 절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절기는 곧 말씀을 지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절기를 지키는 모든 절차와 의식에 말씀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모든 역사가 절기에 담겨 전해지고 그 의미가 반복되어 교육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유대인의 달력입니다.
거기에는 모든 절기와 절기의 의식과 내용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절기에 따라 읽는 말씀이 정해져 있어 매년 성경 일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유대인들의 달력은 음력입니다.
우리의 음력과 비슷하지만 그들의 음력이 우리의 음력보다 정확합니다.
그들은 달이 한 번 지구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정확하게 29일 12시간 48분이라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그러면 일 년이 354일이 됩니다.
그래서 그들은 윤달을 두었습니다.
19년 중에 7달의 윤달을 두었습니다.(윤달이 있는 해: 3-6-8-11-14-17-19, 3년마다 윤 달이 있는 우리의 음력과 다릅니다.)
(윤달은 항상 아달월에 맞춥니다.)
그래서 음력을 사용하지만 양력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이슬람의 경우에도 음력을 사용하지만 그들의 달력인 회음력에는 윤달이 없어 계절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유대인의 달력으로 2008년은 5765년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만드신 날이 0년 1월 1일입니다.
유대인의 달력은 민간력과 종교력이 있어 종교력으로 1월 1일은 민간력 7월 1일입니다.
유대인들이 출애굽할 때, 하나님께서 그 달을 새해의 첫달로 하라고 명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대인의 설날은 양력으로는 8월 중순에서 9월 중순 사이에 오게 됩니다.
그들은 새해를 나팔절이라는 절기로 맞이합니다.
나팔절은 새해의 첫 열흘간을 말합니다.
그 처음 이틀을 '로쉬 하샤나'라고 하는데 이는 새해의 첫날(a head of the year)이라는 의미입니다.
유대인들은 새해의 첫 열흘을 회개의 날로 지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열흘째가 '욤 키푸르'라고 부르는 대속죄일입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절기는 민간력으로 지켜지기 때문에 그들의 새해가 7월 1일이 되는 것입니다.
나팔절에는 안식일을 제외하고는 하루에 세번 나팔이 울립니다.
'트키아'(길게 불고 한 옥타브 올라가는 것) -시작
'슈바림'(세 개의 잛은 음으로 부는 것) -중간
'트루아'(아홉 개의 빠르고 날카로운 음) -끝을 알림가 그것인데 날마다 세 번의 나팔이 다 울리기 전에 회개를 해야 합니다.
나팔 소리가 극적인 효과를 더해준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팔의 기원은 모리아산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삭 대신에 수풀에 걸린 양을 주셨는데 나팔은 그 양의 뿔을 상징합니다.
나팔을 통해 그들의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을 기억하게 하는 것입니다.
나팔은 왕의 대관식 때(기름을 부을 때), 각종 절기 때 그리고 전장터에서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희년의 나팔소리는 해방의 나팔 소리였습니다.
(그러나 희년의 나팔 소리는 실제로 역사적으로는 거의 울려퍼지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특히 예수님께서 재림 하실때 그 나팔 소리가 들려올 것입니다.
유대인들의 회개는 우리에게 매우 교훈적입니다.
그들은 날마다 회개의 기도문을 읽으며 회개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하나님께 회개한 후에 반드시 자신이 잘못한 사람을 찾아가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나팔절 기간 안에 그 일을 해야 합니다.
물론 금전적으로 배상할 일이 있으면 배상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회개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니까 유대인들에게는 말로만 회개한다는 것이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화해와 배상이 사람들 간에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내용은 신약성경의 기사들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삭개오의 이야기라든지, 예물을 드리기 전에 형제와 화해하라는 내용들은 이런 유대교 전통과 관련지어 바라보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그들의 회개가 절대 피상적인 회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들의 회개는 반드시 현실적으로 책임지는 행동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 있어 그리스도인들의 회개가 좀더 철저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날인 '욤 키푸르'(대속죄의 날)는 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날은 하나님의 생명책이 닫히는 날입니다.
그러니까 그날까지 회개하지 못하면 죄는 영원히 기록되어 용서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그래서(생명책에서 삭제되었기에) 회개를 한 후에는 원수같이 지내던 사람들과도 전혀 새로운 만남을 시작합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은 없어졌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원수같던 사람들이 그렇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까?
의아해 할 정도로 그들은 나팔절이 끝난 후 새로운 관계 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합니다.
이 역시 우리가 배워야 할 값진 교훈일 것입니다.
마지막 날(섣달 그믐) 자정이 지나면 유대인들은 모두 회당으로 모여 예배를 드립니다.
그들이 걸어서 회당에 모두 모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입니다.
유대인들은 회당을 중심으로 모여 삽니다.
안식일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인, 대략 900미터 이내에 살기 때문입니다.
(900미터는 2000규빗입니다.-일 규빗은 팔꿈치로부터 손끝까지의 길이인데 대략 45센티 정도입니다.)
안식일에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2000규빗이기 때문에 모든 유대인들은 회당으로부터 900미터 이내에 집을 삽니다.
(우리의 사고방식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회당은 나라에 따라 그 모양이 다릅니다.
회당이 있는 나라의 건축 양식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그 모양은 옛 양식 그대로 모두 똑같습니다.
예배가 끝나면 '할라'라고 부르는 빵을 '샤나 토바'(good year)라고 부르는 단지에 담긴
꿀이나 사과잼을 찍어 먹으면서 새해가 그렇게 달콤하기를 기원합니다.
'할라'빵의 모양은 사다리 모양, 새 모양, 왕관 모양과 같이 특별한 모양으로 만들어졌는데. 사다리는 하늘에 상달되기를 바라는 그들의 마음을 상징하고, 새 모양은 새와 같은 미물들에게도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함이고, 왕관 모양은 하나님의 영원한 왕 되심을 인정함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새해 첫날 오후에는 '타슐리히'라는 의식을 행하는데,
흐르는 물가에 모여서 주머니에 있는 먼지나 빵가루를 털어버립니다.
'타슐리히'는 "너는 던져버리라."는 뜻으로 죄를 완전히 떠나보낸다는 의미입니다.
'욤 키푸르' 예배 후에는 구제의 헌금을 합니다.
여러가지 목적이 적혀 있는 접시들이 놓여있는 데 각자 필요한 곳에 헌금을 합니다.
용서받았다는 표시로 자선을 행하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세상을 받치는 세 개의 기둥이 있다고 믿습니다.
첫 번째 기둥은 토라(말씀)입니다.
두 번째 기둥은 예배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기둥은 선한 행위 곧 자선입니다.
이 세 기둥 가운데 어느 하나가 없거나 모자라면 세상이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욤 키푸르' 예배때에는 요나서가 낭독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세상 모두에게 임하신다는 것을 새해를 맞으며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유대인들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 또한 하나님의 자비를 경험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그리스도인 됨은 하나님의 자비를 경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열흘 동안 계속되어지는 나팔절의 의미는
용서를 경험한 후 첫 날을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날로 받아들임으로써
그 날들을 결코 낭비하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는 헌신의 절기입니다.
그러므로 유대인들의 모든 삶은 헌신의 삶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나팔절 하나만을 간단히 살펴보아도 세계 역사 속에 왜 그렇게 많은 유대인들이 등장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통치 가운데 살아갈 때 우리에게 어떤 축복이 임하는가를 그들을 통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축복을 경험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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