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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Joyfule 2019. 9. 4. 10:56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초등학교 때 국어책에 실렸던 내용이지만,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생생하게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당시 어린이에 불과했던 필자가 심오한 인생의 깊이를 이해하기란 만무했지만, 그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았다. 그 이야기를 잠시 소개하겠다. 어느 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인가를 놓고 꼬마 셋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수소폭탄이야. 터지면 많은 사람이 죽게 되거든.한 아이가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다른 아이가 반박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호랑이야. 산에서 호랑이를 만나면 사람은 꼼짝없이 호랑이 밥이 되어 죽을 수밖에 없어.그러자 또 다른 아이가 말을 이었다. 나는 세상에서 귀신이 가장 무서워. 밤중에 혼자 길을 가다 귀신을 만나면생각만 해도 심장이 멎고 소름이 끼쳐.아이들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을 때, 마침 허리가 구부러지고 머리가 하얀 노인이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오고 있었다. 아이들은 할아버지에게 여쭤봤다.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할아버지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망각이지. 흘러가는 세월에 묻혀 소중한 것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망각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거야.

 

이 이야기의 철학적인 주제가, 아직 인생을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은 초등학생에게 얼마나 전달되었을지 의문이 가지만, 그 후폭풍이 주는 충격은 적지 않았다. 오십년이 가까운 지금도, 그 책을 읽을 때의 기이한 느낌이 전해지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노인의 말대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망각이라는 말에 동의하는가? 그래서 오늘은 그 얘기를 좀 하고 싶다.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 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였더니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가서 이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여 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그들의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하건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 고침을 받을까 하노라 하시기로 내가 이르되 주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하였더니 주께서 대답하시되 성읍들은 황폐하여 주민이 없으며 가옥들에는 사람이 없고 이 토지는 황폐하게 되며 여호와께서 사람들을 멀리 옮기셔서 이 땅 가운데에 황폐한 곳이 많을 때까지니라(6:8~12)

 

이사야가 환상 중에 본 것은, 높게 들린 하나님의 보좌주위에 스랍들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는 기묘한 장면이었다. 그때 하나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로 가겠느냐?고 말이다. 그래서 이사야가 스스로 자청하여 저를 보내주세요라고 외치니까, 하나님께서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여 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그들의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하건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 고침을 받을까 하노라라고 말씀하시는 장면이 기이하고 섬뜩하기조차 하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닫고 마음을 둔하게 하여 깨닫지 못하게 하라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말하자면 하나님의 존재와 목적과 능력을 잊어먹게 하고 망각하게 하라고 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전체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묘한 행적이 소개되어 있다. 모세의 인도로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에게 내린 10가지 재앙은 물론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체험하고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나타나심을 지켜보았으며, 날마다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시고 만나를 먹이시는 하나님을 체험하였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그들은 하나님을 원망하고 불평하며 거역하였다. 그 이유가 히브리서에는 그들이 미혹을 받아 그렇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즉 미혹의 영에게 속임을 받아 하나님의 존재와 능력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망각하게 했다고 말이다. 성경전체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대적하며 분노케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미혹의 영이 그들의 눈과 귀를 가지고 마음을 무디게 하여 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신약시대에 들어와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예수님이 흘리신 십자가의 보혈의 공로로 죄의 용서함을 받아 천국에 들어가는 기회가 주어졌으며, 성령께서 제자의 마음에 들어오셔서 구원사역을 진두지휘하며 구원받는 성도들을 늘리려고 애를 쓰셨지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자 미혹의 영에게 미혹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비틀어서 종교의식과 신앙행위로 대신하며 세속적인 교인들로 변질시켜버렸다. 그래서 성령의 증거와 변화, 능력과 열매가 없는 무능하고 무기력한 껍데기뿐이 교회들만 남아있게 되었지만, 아무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아채는 이들이 없으니 기이할 뿐이다. 이는 미혹의 영이 교회지도자와 교인들을 미혹시켜 하나님의 경고를 망각하게 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17:20)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그들이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뱀을 집어올리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 하시더라(16:17,18)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3:5)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6:12)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결코 지우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의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3:5)

 

위의 하나님의 말씀을 잣대로 자신의 믿음과 성령의 유무, 그리고 천국의 자격을 진단해보라. 아무도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은가? 그러나 우리네 교회는 이런 말씀을 덮어주고, 교단신학자들의 교리를 앞세워서 성경말씀을 자의적으로 비틀어서 아전인수식으로 가르치고 있으니 섬뜩한 일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미혹의 영에게 교인들을 유혹할 것을 허락하여 천국의 자격을 테스트하고 있는 증거이다. 그래서 우리네 교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영적 잠에 빠져서 하나님의 경고를 망각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앞에 소개한 초등학교 국어책에 실린 할아버지의 말씀을 올려드리면서 칼럼을 마치겠다.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할아버지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망각이지. 흘러가는 세월에 묻혀 소중한 것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망각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