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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 권 태초의 말씀 - 6. 무형의 질료에 관한 개인적 견해.

Joyfule 2006. 12. 19. 02:06


제12 권 태초의 말씀 - 6. 무형의 질료에 관한 개인적 견해. 
 
그러나 하나님, 이 질료에 관해서 당신이 가르쳐 주신 것을
모두 나의 혀와 붓을 통해서당신에게 고백해야 한다면ㅡ
그전에 질료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아무것도 몰랐었습니다.
그것에 관해서 이야기해 주던 제 주위의 친구들도 아무것도 몰랐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질료를 무한히 다양한 형태를 갖는 것처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미에서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나의 가슴 속에는 추잡하고 끔찍한 형상이 복잡하게 딩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형상임에는 틀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무형의'라고 부르고 있었던 것은 형상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고
만약 나타난다면 그 이상한 기괴함에 나의 감각은 혐오감을 느끼고
인간의 나약함으로 인해 놀랄 것 같은 
그런 형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느끼고 있었던 것은 사실은 모든 형상이 없었기 때문에 무형이 아니라
더 아름다운 형상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무형이라고 불리는 것이었습니다.
참된 이성은 나에게 권고하며 '만약 정말로 무형의 것을 생각하려고 마음 먹는다면
무릇 형상에 속하는 것을 철저하게 거기서 없애 버려야만 한다.'고 했습니다만
그것이 나에게는 힘들었습니다.
사실 모든 형상이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이
형상과 무와의 중간에 형상지워져 있지도 않고 무도 아니고
거의 무에 가까운 무형의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습니다.
그후 나의 정신은 나의 마음에 묻기를 포기했습니다.
그 마음은 형상지워진 물체의 심상으로 메워져 있어
그 심상들을 마음대로 움직이거나 바꾸거나 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 물체들과 그 변전을 주시하여 변전에 의해 
지금까지 있었던 것이 있기를 그만 두고  
지금까지 없었던 것이 있기 시작하는 것을 한층 더 깊게 살피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어떤 형상으로부터 다른 형상으로의 추이는 
일종의 무형에 의해 생기는 것이지
전적인 허무에 의해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단지 추측하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알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관해 당신이 설명해 주신 것을 모조리 
나의 혀와 붓으로 당신에게 고백해야 한다면
독자 중에 누가 인내를 가지고 나의 말을 따라 이해해 주겠습니까?
그렇다고 해도 나의 마음은 충분히 여기서 쓸 수 없는 일에 대해서도
당신에게 영예와 찬미의 노래를 바치기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가변적인 것은 바로 그것이 가변적이기 때문에 모든 형상을 받아들일 수 있고 
가변적인 것은 변해서 그들 형상으로 되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가변적인 것 자체는 실제로 무엇일까요?
정신일까요? 물체일까요? 그렇지 않으면 정신 또는 물체의 형상일까요?
만약 '무란 무엇인가'라든가 
'있으면서 없다'라는 말이 허용된다면 바로 그러한 것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이들 가시적이고 
잘 정돈된 형상을 받아 들일 수 있기 위해서는
이미 어떤 형태로든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