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성을 위한 ━━/Joyful감사메일

주님께 드리는 22번째 메일

Joyfule 2008. 10. 5. 01:11

        
        주님께 드리는 22번째 메일 
        주님!
        저의 메일은 항상
        승리의 보고라든지 기쁜 소식을 올려 드리기보다는
        실패와 고민속에서 허덕이는 메일만 보내드린 것 같아요
        주님! 
        오늘은 아주 오랜 친구들을 만나 즐겁던 이야기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청자랑 계정이랑 저는 시작을 알수 없는 어릴때부터의 친구들이에요
        유치부에서부터 한 교회에서 김집사(엄마가)들의 딸들로...
        같은 학교, 같은 학년, 같은 반으로...
        갱엿처럼 단단하고 끈끈한 인연이라고 생각했는 데
        실로 금년에 셋이서의 만남은 대략 오십년만에 만났어요
        아! 이십년전 쯤 서울에서 잠간 만난 적이 있어요 
        장정자와 함께 넷이서요
        그런 친구들을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만나서
        지난 5월 우리집에서 2박3일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9월엔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만나 2박3일동안
        고향에도 함께 가보고 동심으로 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가졌어요
        우리 모두 기쁘고 감사해서 함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어요
        주님!
        우리들 사이는 감추고 가리울 것 없는 
        과장이나 허세 부릴것도 없는, 어렸을때 그대로의 만남이었어요
        마음속에서 항상 친구로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한 소망을 가지고 우리 모두 주 안에서 살았기때문에 그럴까요?
        주님!
        어렸을 때 우리 셋이서 뭉쳐다니며 재미있다고 한 일들은 
        어른들에게 꾸중을 듣는 일뿐이었지요
        우리는 평일에도 자주 교회에 가서 놀았어요
        교회 건물뒤 약간 언덕배기에 고추 상추등을 심는 채마밭이 있었는 데
        언젠가 가보니 딸기가 빨갛게 익고 있었습니다
        우리 셋은 저마다 치마를 벌려 열심히 딸기를 따기 시작했어요
        죄의식은 하나도 없이...
        왜냐하면 교회의 것은 우리꺼(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우리는 예배당 안에 들어가서 마루 바닥에 치마자락을 펴놓고 
        뱃속이 얼얼하도록 딸기를 먹었습니다
        다음 날 이 소식을 목사님에게 전해들은 엄마에게 무지 혼났습니다
        6.25동란 전에 이북에서 월남하신 할아버지 목사님이셨는 데
        달콤한 딸기를 잡수실 기대로 가꾸신 것을 
        어린 우리들이 다 먹어버렸으니 얼마나 속상하셨을까요?
        초등학교때부터 한 학년 위의 테리우스를 닮은 오빠를 
        계정이와 제가 좋아했는 데(짝사랑)
        이번에 만나서 알고보니 청자도 좋아했었다고 해서
        우리 셋이는 배를 잡고 한참이나 웃었습니다
        단짝 셋이서 한 사람을 좋아했다니....
        주님!
        주님께서도 아십니다만
        청자는 우리 중 제일 먼저 스무살에 구세군 참령의 아들과 결혼 했는 데
        아이가 넷이나 되는 상태에서 남편이 딴 살림을 차리고 돌아보지 않아
        전혀 고생을 모르던 사람이 혼자서 네 아이를 키웠어요
        늦게 신학공부를 하고 여전도사로 일하면서요
        그 삶이 얼마나 고달팠을지 짐작할 수 있지요
        계정이는 고등학교때 교감선생님의 아들인 
        육사를 나온 똑똑한 젊은이와 결혼하여
        시부모, 시할머니까지 모시는. 구남매 중의 맏며느리로 살았어요
        봉사라든가 섬기는 삶 같은 건, 전혀 못할 것 같은 사람인데도요
        이번에 만나서 치매에 걸린 어른들 모신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들었어요
        워낙 적극적인 성격이라 교회의 권사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한다고합니다
        저는 목사와 결혼하여 교회를 개척하고
        그 와중에 친정 어머님이 돌아가시자 저의 친정 구남매의 맏언니 역활까지....
        낯서른 울산에 와서 개척하는 목회와, 
        친정 동생들이 들락거리는 것을 싫어하시는 시어머님을 모시는 중에 
        친정일에 무관할 수 없는 입장이니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많이 겪었어요
        숨막히도록 허덕이는 생활이라 친구들을 찾아본다는 것은 
        꿈도 꿀수 없는 일이었어요
        주님!
        인생은 연습이 없다라고들 하지만 겪어온 모든 삶의 순간들이 당황스럽고 
        눈앞이 캄캄한...막연하기만 했던 날들...
        매일 주님을 의지하고 인도하심 따라 살 수 밖에 없었어요
        우리의 삶이 모두 수월치 않은 여정이었지만
        오늘에 이르도록 우리와 동행하시고 선한 길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인자하신 손길을 감사드립니다
        주님!
        우리가 자녀들을 다 성혼시키고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제 친구를 찾아 볼 생각을 하게된 것은 노년의 여유인지, 
        아니면 주님 앞에 설 날이 가깝기 때문인지 모르겠어요
        인생의 출발점에서 만난 우리들이
        이제 종착역 가까이 온 지점에서 다시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고 하나님의 섭리일 것 같아요  
        주님!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만나지도 않고 용케들 살아왔는지 모르겠어요
        자식된 의무, 부모된 의무, 
        또 주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사명 감당하느라고였다고 해도 될까요?
        주님께서 이런 우리들를 보시며
        "저 철부지한 악동들이 그런대로 제법 잘 살아왔다!"
        라고 하시며 빙긋웃으실 것 같아요. *^^*
        저희들은 인천에, 분당에, 부산에 각각 흩어져 살고 있지만
        이제 자주 만나서 어렸을 때의 정을 함께 나누며 살려고 해요
        주님께서 우리의 노년을 복 주시사
        그동안 못다한 우정을 꽃피우며 살게 해주세요
        주님 보시기에 이전 보다 더 나은,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도록요.
        감사한 마음으로 Joyful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