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관 자료 ━━/천로역정존번연

천로역정 2부 37 - John Bunyan

Joyfule 2008. 9. 16. 07:47
    
     천로역정 2부 37 -  John Bunyan  
    마침내 그들은 크리스찬이 아폴리온을 맞아 
    싸움을 벌였던 바로 그곳에 도착했다. 
    안내자가 크리스티아나와 아이들 그리고 자비심에게 말했다. 
    "여기가 바로 그곳이오. 
    크리스찬이 이 자리에 서 있었는데 아폴리온이 저쪽에서 다가왔지요. 
    보시오. 내가 이야기한 대로 여기에 당신의 남편이 
    악마와 싸울 때 흘린 피가 돌 위에 그대로 남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여길 보세요. 
    아폴리온의 부서진 창 조각들이 아직도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것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싸울 때 서로 상대방을 맞아 선 자리를 든든하게 다지느라 발로 짓이긴 자국들, 
    발길에 채여 부서진 돌덩어리들도 그대로 있군요. 
    그때 여기에서 크리스찬은 참으로 사나이답게 버텼습니다. 
    헤라클레스도 그렇게 용감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아폴리온은 싸움에 지자 죽음의 그림자 계곡으로 도망쳤습니다. 
    죽음의 그늘 계곡이라고도 불리는 그곳은 우리도 곧 가게 될 것입니다. 
    저것 보시오. 
    저기 기념비가 세워져있군요. 
    이 싸움과 크리스찬의 승리를 영원히 빛나게 하기 위해 새겨놨지요." 
    그 비석은 바로 길가에 세워져 있었다. 
    그들은 비석 앞으로 다가가 거기에 새겨진 글을 읽어보았다. 
                여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참으로 이상하고도 진지한 전투가 있었다. 
                크리스찬과 아폴리온이 
                서로를 복종시키려는 혈투였나니. 
                인간이 사나이답게 용감하게 싸워서 
                마침내 그 악마를 패주케 했으니 
                그것을 기념하여 여기에 비를 세워 
                사실을 사실로써 증거한다. 
    이곳을 지나치자 그들은 곧 죽음의 그늘 계곡 입구에 다다랐다. 
    이 계곡은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듯 다른 곳보다 더 길고 
    여러 가지 악한 것들이 들끓고 있었으나 
    이들 여인들과 아이들은 훨씬 편하게 지나갈 수 있었다. 
    마침 대낮인 데다 위대한 마음이 안내를 했기 때문이었다. 
    계곡에 들어서자 그들의 귀에는 
    죽어가는 사람들의 거친 신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또한 심한 고문을 당하는 자가 울부짖는 소리도 슬프게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 소리에 아이들은 무서워 떨었고 
    여자들은 파랗게 질려 있었는데 안내자가 안심하라고 타일렀다. 
    그들이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가자 이번에는 땅 속에 허공이 있는 것처럼, 
    걸어가고 있는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또한 뱀이 쉿쉿거리는 소리 같은 것을 듣기도 했으나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침내 아이들이 입을 열었다. 
    "이 음침한 계곡을 다 지나려면 아직 멀었습니까?" 
    그러자 안내자는 그들에게 용기를 갖고 발밑을 조심하라고만 일러주었다.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그때 제임스가 앓았는데 내 생각엔 공포 때문인 듯했다. 
    그의 어머니는 통역관의 집에서 얻은 물과 노련함에게서 얻은 알약 세 개를 주었다. 
    그것을 먹고 나자 아이는 곧 회복되었다. 
    그들은 계속 걸어서 마침내 계곡의 중간지점에 다다랐다. 
    거기서 크리스티아나가 말했다. 
    "저 앞에 뭔가 있는 것 같아요.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었어요." 
    그러자 조세프가 말했다. 
    "어머니, 그게 뭐예요?" 
    "흉측한 것이었단다, 얘야. 아주 흉측한 것이었어." 
    하고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 어떻게 생겼는데요?" 
    그가 말했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글쎄, 어떻게 생겼는지 말로 하기가 어렵구나." 
    그러는 사이에 그들은 자꾸 그쪽으로 접근해 갔다. 
    그녀가 말했다. 
    "이제 가까이 왔다." 
    위대한 마음이 말했다. 
    "자 자, 무서운 사람은 내게 바짝 붙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