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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39 - John Bunyan

Joyfule 2008. 9. 19. 00:21
    
     천로역정 2부 39 -  John Bunyan  
    함정들 사이로 빠져나가다가 온몸이 찢겨진 사람이 
    왼쪽 수렁에 빠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본 안내자가 말했다. 
    "저 사람은 이 길을 가던 '부주의'라는 사람인데 
    저렇게 빠진 지가 아주 오래 됐습니다.
    그가 붙잡혀 죽음을 당할 때 '주의함'이라는 사람이 함께 있었는데 
    그는 조심했으므로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요. 
    여기서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생겼는지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인간들은 아직 어리석어서 
    순례의 길을 가볍게 생각하고는 안내자도  없이 
    이 길을 가곤 하다가 해를 당합니다. 
    불쌍한 크리스찬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은 
    거의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었고 
    또한 아주 착한 마음씨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살았죠. 
    그렇지 않았더라면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했을 겁니다." 
    이윽고 그들은 그 길의 막바지에 이르렀는데, 
    바로 거기에서 크리스찬이 길을 가다가 동굴을 하나 발견한 곳이었다.  
    바로 그 동굴에서 '쇠망치'라고 하는 거인이 나타났다. 
    이 쇠망치 거인은 궤변으로 젊은 순례자들을 망쳐놓는 자였는데, 
    위대한 마음의 이름을 부르면서 말했다. 
    "이따위 짓을 하지 말라고 내가 몇 차례나 경고했느냐?" 
    그러자 위대한 마음이 말했다. 
    "뭐라고?" 
    "뭐라니? 몰라서 묻나? 
    어쨌든 오늘은 끝장내고야 말겠다." 
    거인이 말했다. 
    그 말을 받아서 위대한 마음이 말했다. 
    "하지만 싸우기 전에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지 그 이유나 알자." 
    이때 여자와 아이들은 무서워 떨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었다. 
    거인이 말했다. 
    "너는 우리나라를 유린했다. 
    가장 고약한 도둑놈들을 이끌고 강도짓을 했단 말이다." 
    위대한 마음이 말했다. 
    "그렇게 막연한 말은 그만두고 좀 더 자세히 말해 보게." 
    그러자 거인이 말했다
    "너는 교활하게 사람들을 납치하고 있다. 
    너는 여자와 아이들을 긁어모아 낯선 나라로 보내버려 
    결국 우리 주님의 왕국을 약하게 만들고 있어." 
    위대한 마음이 말했다. 
    "나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종이다. 
    죄인들을 회개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나는 남자와 여자를 그리고 아이들까지도 어둠에서 밝음으로, 
    마귀의 세력으로부터 하나님께로 돌아서게 하라는 명령을 받고 일하는 것이다. 
    네가 시비 거는 것이 그 때문이라면 자, 어서 덤벼봐라." 
    그러자 거인이 다가섰다. 
    위대한 마음도 거인을 향해 걸었다. 
    그는 칼을 뽑아 들었고 거인은 철퇴를 둘러메고 있었다. 
    더 이상 아무 말도 없이 그들은 싸움을 시작했다. 
    그런데 거인이 한 번 휘두른 철퇴에 맞아 
    '위대한 마음'은 한쪽 무릎을 꿇으며 쓰러졌다. 
    이 광경을 본 여인과 아이들이 울부짖었다. 
    '위대한 마음'은 자신을 가다듬고 
    다시 맹렬하게 덤벼들어 마침내 거인의 팔에 상처를 입혔다. 
    불을 뿜는 듯한 결투는 한 시간 가량 계속되었는데, 
    거인의 코에는 뜨거운 가마솥에서처럼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들은 숨을 돌리기 위해 잠시 떨어져 있었다. 
    그동안 '위대한 마음'은 줄곧 기도를 올렸고 
    싸움이 계속되는 동안 여인들과 아이들은 계속 한숨을 쉬며 울부짖었다. 
    조금 휴식을 취한 그들은 다시 싸움을 시작했다. 
    마침내 위대한 마음이 온몸의 힘을 모아 내리친 일격에 
    거인은 쓰러지고 말았다. 
    거인이 소리쳤다. 
    "아니, 잠깐! 내가 일어날 테니 기다려라!" 
    그래서 위대한 마음은 정정당당하게 그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그리하여 싸움은 다시 계속되었고 이번에는 
    거인이 휘두른 철퇴에 하마터면 '위대한 마음'의 머리가 부서질 뻔했다. 
    위험을 느낀 위대한 마음은 정신을 가다듬어 
    온 힘을 모아 상대방의 다섯째 갈비뼈 아래를 찔렀다. 
    그러자 거인은 비틀거리며 더 이상 철퇴를 휘두르지 못하는 것이었다. 
    위대한 마음은 두 번째로 칼을 내리쳐서 거인의 머리를 잘라 버렸다. 
    마침내 여인들과 아이들은 기쁨의 탄성을 질렀고, 
    위대한 마음도 자신을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 찬양을 올렸다. 
    하나님께 찬송 올리는 일이 끝나자 
    그들은 기둥을 하나 세워 거기에 거인의 목을 매달고 
    나중에 오게 될 나그네들이 볼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글을 써 붙였다. 
                이 머리의 주인은 
                순례자들을 괴롭히던 놈이었다. 
                순례자들의 길을 막고는 
                목숨을 빼앗아가곤 했다. 
                나 ‘위대한 마음’이 일어나서 
                순례자들의 안내를 맡을 때까지. 
                그리하여 그들의 적인 놈을 
                거꾸러뜨릴 때까지 
                그는 순례자들의 길을 막고 
                하나도 남겨두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