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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42 - John Bunyan

Joyfule 2008. 9. 24. 03:08
    
     천로역정 2부 42 -  John Bunyan  
    
    그들은 함께 걷기 시작했는데 안내자가 노인에게 혹시 
    같은 고향에서 떠난 '두려움'이라는 순례자를 아느냐고 물었다. 
    정직함 : 그럼, 잘 알고 있소. 
             그는 일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소. 
             그러나 그는 내가 평생 만나본 순례자들 가운데 
             가장 말썽이 많은 사람이었소. 
    위대한 마음 : 그 사람 성격을 정확히 말씀하시는  걸 보니 
              잘 알고 계시는 것 같군요. 
    정직함 : 잘 알다마다요. 
             나는 그와 꽤 친한 사이였소. 
             목적지에 거의 다 갈 때까지 함께 있었소. 
             이후에 저승에서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에 관해 
             그가 처음에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나는 계속 그와 동행했었소. 
    위대한 마음 : 저도 우리 주님의 집에서부터 
              하늘나라의 문 앞에까지 그를 안내했습니다. 
    정직함 : 그러면 그가 말썽 많은 사람인 것을 알고 있었겠군요? 
    위대한 마음 : 예, 알고 있었지요. 
             그러나 저는 다행히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까지도 안내해야 하는 것이 제 임무이니까요. 
    정직함 : 어쨌든 좋소. 그 사람 이야기 좀 들어봅시다. 
             그래, 그가 당신의 안내를 받아 여행할 때 어떻게 행동합디까? 
    위대한 마음 : 그는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고 
             중도에서 실패하지나 않을까 줄곧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조그만 장애에 대한 이야기만 들어도 그는 두려워했습니다. 
             절망의 구렁텅이에서는 무려 한 달간이나 머뭇거리면서 
             숱한 사람들이 자기를 앞질러가는 것을 보면서도 
             안타까워하지도 않고, 많은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붙잡아주려 했지만 
             나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집으로는 
             절대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더라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그는 하늘나라에 이르지 못하면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말은 하면서도 
             대수롭지 않은 어려움을 만나도 기가 죽고, 
             어떤 사람이 앞길에 던져놓은 지푸라기에조차 걸려 넘어졌지요.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오랫동안 
             절망의 구렁텅이에 누워 있던 그는, 
             어떻게 해서 그리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맑은 날 아침 모험을 감행하여 수렁을 건너게 됐습니다. 
             그러나 막상 수렁을 건너고 나서도 
             그는 자신이 한 일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 생각에 그는 항상 절망의 구렁텅이를 
             자신의 마음속에 품고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꼴이겠습니까? 
             마침내 그는 문 앞에 당도했습니다. 
             무슨 문인지는 물론 알고 계시겠지요. 
             그러나 그는 그 문 앞에서도 모든 것이 두려워서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오랫동안 그냥 서 있었습니다. 
             문이 열렸다 해도 그는 남에게 길을 비켜주면서 
             자신은 들어갈 자격이 없다고 말했을 것입니다.              
             문까지는 그가 다른 많은 사람들보다 먼저 왔지만 
             들어간 것은 결국 그들이 먼저였습니다. 
             불쌍한 그 사람은 벌벌 떨며 그냥 거기에 서 있었던 것입니다.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측은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지요. 
             그러면서도 그는 되돌아가지도 않았습니다.        
             마침내 그는 문에 매달려 있던 망치를 손에 잡고 
             가볍게 한두 번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문이 열렸는데, 그는 그 전처럼 뒤로 물러섰습니다. 
             문을 열어준 사람이 그에게 다가가 말했지요. 
             "거기 떨고 서 있는 사람, 당신은 무엇을 원하시오?" 
             이 말을 듣고 그는 땅에 고꾸라졌지요. 
             그에게 말을 건 사람은 
             그가 기절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이렇게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