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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45 - John Bunyan

Joyfule 2008. 9. 27. 01:23
    
     천로역정 2부 45 -  John Bunyan  
    정직함 : 그렇게 착한 사람이 평생을 어둠 속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위대한 마음 :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현명하신 하나님께서 그렇게 뜻하시는 것이죠. 
             어떤 사람은 피리를 불고 어떤 사람은 울게 돼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두려움 씨는 베이스를 연주하게 돼 있었던 것입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낮은 소리의 나팔을 부는데 
             그 소리는 다른 어떤 악기의 음조보다도 음울하게 들리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베이스야말로 
             음악의 기초음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로서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지 않는 
             신앙고백은 절대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악사가 조율할 때 가장 먼저 켜는 것은 베이스 선이지요. 
             인간의 영혼을 자기의 음조에 맞추고자 할 때 
             하나님이 제일 먼저 튀겨보시는 것도 바로 이 선인 것입니다. 
             다만 두려움 씨에게 단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그가 평생토록 다른 음률은 연주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제가 이렇게 음악연주를 비유해 설명하는 것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확산시키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계시록에서도 구원받은 자들을 보좌 앞에서 
             나팔 불고 하프를 켜며 노래하는 무리들에 비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직함 : 그는 매우 열성적인 사람이었구려.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많은 고난과 사자들 그리고 허영의 시장, 
             그 모든 것을 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기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까를 의심하고 있었으므로 
             그에게 무서운 것은 죄, 죽음 그리고 지옥뿐이었소. 
    위대한 마음 : 옳은 말씀입니다. 
             그것들이 그를 괴롭힌 것은 사실이죠. 
             그런데 아시다시피 그가 그런 것들을 무서워한 것은 
             마음이 약해서일 뿐이지 실제로 순례자의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정신이 약해서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잠언에 기록돼 있는 것처럼 그의 앞길을 불이 막는다면 
             그는 그 불을 던지는 자와 싸워 때려눕힐 것이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그러나 그의 정신을 억누르고 있던 여러 가지 요소들은 
             어느 누구도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때 크리스티아나가 입을 열었다. 
    "두려움 씨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도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나같이 심약한 사람은 둘도 없다고 생각해 왔죠. 
    그런데 그 착한 분과 저는 어떤 비슷한 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다만 두 가지 점에서 우린 서로 다를 뿐이지요. 
    그는 크나큰 고뇌를 밖으로 표출했고 저는 그걸 속으로 삭였습니다. 
    또한 그의 고뇌는 그로 하여금 기다려주고 있는 
    집 문을 두드리지 못하게 억눌렀는데, 
    저의 고뇌는 오히려 나로 하여금 
    더욱 세게 문을 두드리도록 만들었습니다." 
    자비심 : 만약 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제게도 두려움 씨가 가지고 있던 두려움이 
             얼마쯤 깃들여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게도 낙원의 자리를 잃고 불바다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다른 무엇보다도 컸습니다. 
             저는 혼자 생각했지요. 
             '오, 천국에서 살 수만 있다면……. 
             그것을 얻기 위해 이 세상 모든 것을 포기해도 좋으련만.' 
    이번엔 매튜가 말했다. 
    '두려움은 제가 두려움을 품고 있는 한 
    결국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두려움' 씨처럼 훌륭한 사람도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면 
    결국 저도 구원받을 수 있게 되리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제임스가 말했다. 
    "두려움이 없는 곳에는 은혜도 없습니다. 
    물론 지옥에 대한 공포가 있는 곳에 
    항상 은혜가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러나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곳에 
    은혜가 없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위대한 마음 : 제임스야, 너 참 말 잘했다. 네가 정곡을 찔렀구나.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곧 지혜의 출발이지. 
            그리고 천릿길도 한걸음부터이니까. 
            어쨌든 두려움 씨에 대한 이야기는 
            그에게 이별의 노래나 한 곡 불러 주고 여기서 그만 그치기로 합시다. 
                아, 두려움 씨, 당신은 
                당신의 하나님을 두려워했고 
                여기에 있는 동안 
                당신으로 하여금 배신케 할 
                그 어떤 행위도 그대는 두려워했다. 
                당신은 지옥의 불과 끝없는 구덩이를 두려워하는가? 
                다른 사람들도 또한 두려워하고 있다. 
               그들은 다만 당신과 같은 그런 지혜가 부족하여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