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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48 - John Bunyan

Joyfule 2008. 9. 30. 00:28
    
     천로역정 2부 48 -  John Bunyan  
    가이오 : 예, 물론 묵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진실하신 분들이라면 말입니다. 
             우리 집에서는 순례자가 아닌 분은 받지 않으니까요. 
    여관집 주인이 특별히 순례자들을 좋아하는 사람임을 알고서 
    크리스티아나와 자비심 그리고 아이들은 더욱더 반가웠다. 
    그래서 그들은 방을 보여 달라고 부탁했다. 
    집주인은 크리스티아나와 자비심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방 하나와 위대한 마음과 노인을 위한 방 하나를 보여주었다. 
    위대한 마음이 말했다. 
    "착한 가이오여, 저녁식사는 어떻게 됐소? 
    이 순례자들께서는 오늘 굉장히 많이 걸어서 몹시 지쳐 있답니다." 
    가이오 : 지금은 시간이 너무 늦어서 밖에 나가 음식을 사올 수가 없어요. 
             하지만 괜찮으시다면 집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장만해 보겠습니다. 
    위대한 마음 : 물론 괜찮습니다. 
             여기서는 맛있는 재료가 떨어진 적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자 그는 아래로 내려가
     '별미(Taste-that-which-is-good)'라는 이름의 요리사에게 
    여러 손님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라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다시 올라와 그들에게 말했다. 
    "자, 어서 오십시오. 
    착하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당신들을 모실 방이 마침 있어서 매우 기쁘군요. 
    저녁 준비가 되는 동안 괜찮으시다면 
    서로 유익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들 모두가 좋다고 대답했다. 
    먼저 가이오가 말했다. 
    "이 나이 지긋하신 부인은 어느 분의 부인이시며 
    이 젊은 처녀는 어느 분의 따님이시지요?" 
    위대한 마음 : 저 부인은 일찍이 순례자였던 크리스찬의 부인이시고, 
             아이들은 그의 아들들입니다. 
             이 아가씨는 부인이 잘 아는 이웃이었는데 
             부인에게 설득돼 함께 순례의 길에 오르게 된 처녀입니다. 
             아이들은 지금 한결같이 부친의 뒤를 따라 
             그 발자취를 더듬고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밟았던 발자국이나 누웠던 흔적을 발견하기만 해도 
             기쁨으로 설레며 같이 누워보기도 하고 발자국을 
             맞춰보기도 한답니다. 
    그러자 가이오가 말했다. 
    "이분이 크리스찬의 부인이시고 
    이 아이들이  크리스찬의 아들들이라고요? 
    나는 댁의 남편의 아버님을 알고 있지요. 
    그리고 그 아버지의 아버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 가문에선 훌륭한 사람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들의 조상은 맨 처음 안티옥에서 살았었지요. 
    아마도 댁의 남편이 그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겠지만 
    크리스찬가의 선조들은 매우 훌륭한 분들이었습니다. 
    내가 알기로 그분들은 무엇보다도 
    순례자들의 주님이신 하나님과 그분의 길과 그리고 
    그분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훌륭한 미덕과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남편의 친척들 가운데서 많은 사람들이 
    진리를 위해서 시련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신 남편이 가문 중에서 최초의 선조 중 한 사람인 
    스테반은 돌에 맞아 머리가 깨졌지요. 
    당신의 또 다른 선조의 한 사람인 제임스, 
    즉 야고보는 칼에 찔려 죽었습니다. 
    댁의 남편 가문에 속했던 사람으로서 
    바울이나 베드로에 대해서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사자 우리에 던져진 이그나티우스, 
    육신에서 뼈가 발림당하는 형벌을 받은 로마누스, 
    화형을 당한 폴리캅 등이 모두 그 가문에 속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또한 뜨거운 태양 아래서 바구니 속에 갇혀 매달려 있다가 
    장수말벌의 먹이가 된 사람도 있었고, 
    자루에 넣어 바다 속에 던져져 익사당한 사람도 있었지요. 
    순례자의 생활을 사랑하다가 고통을 당하여 
    죽어간 사람들은 일일이 셀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어쨌든 댁의 남편께서 이렇게 귀여운 네 아들을 남겨놓으신 것을 보니 
    저로서는 기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아이들이 아버지의 명예를 이어받아 그 발자취를 밟아 
    결국 그에게로 갈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