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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51 - John Bunyan

Joyfule 2008. 10. 3. 01:06
    
     천로역정 2부 51 -  John Bunyan  
    그리하여 그들은 그곳에서 한 달이 넘도록 머물렀고 
    자비심과 매튜는 결혼을 했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자비심은 예전에 하던 대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웃옷과 외투를 만들어주었는데, 
    이것은 순례자들 사이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어쨌든 다시 우리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저녁 식사가 끝나자 아이들은 긴 여행에 시달려 피곤했기 때문에 
    곧 잠자리에 들고 싶어 했다. 
    가이오는 사람들을 불러 그들을 침실로 안내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자비심이 말했다. 
    "제가 그들을 재우겠어요." 
    그녀는 아이들을 침대에 뉘었다. 
    그들은 곧 잠에 곯아떨어졌고, 다른 사람들은 꼬박 앉아서 밤을 새웠다. 
    가이오와 그들은 서로 의기 상통하는 점이 있어서 
    그만 자자는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 여행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주님에 대한 이야기들을 한참 하고 있는데 
    조금 전에 가이오에게 수수께끼를 내주었던 늙은 정직함이 졸기 시작했다. 
    그러자 위대한 마음이 말했다. 
    "영감님, 졸리신 모양이군요. 자, 
    정신을 차리고 이 수수께끼를 풀어보세요." 
    "어디 들어봅시다." 
    하고 정직함이 말했다. 
    그러자 위대한 마음이 이렇게 말했다. 
                "죽이려는 자는 먼저 정복당해야 하고, 
                외국에서 살고 싶은 자는 먼저 본국에서 죽어야만 한다." 
    정직함이 말했다. 
    "음, 어려운 문제군. 
    풀기도 어렵지만 그대로 행하기는 더 어렵겠어. 
    하지만 주인양반, 수수께끼 푸는 것을 내 당신에게 양보하리다. 
    당신이 설명을 해 보시오. 나는 들을 테니." 
    가이오가 말했다. 
    "아닙니다, 영감님 차례입니다. 
    모두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자 노인이 말했다. 
                "죄를 극복하려는 자는 
                먼저 은총에 정복당해야만 하고, 
                지금 살아있는 자는 
                스스로 죽어야만 살아 있다 하리오." 
    가이오가 말했다. 
    '옳은 말씀입니다. 
    훌륭한 교리와 경험을 통해서 그것을 알 수 있지요. 
    우선 은총이 스스로 나타나 그 영광으로 인간의 영혼을 사로잡지 못하면 
    마음의 죄악에 반항할 기운이 생길 리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만약 죄가 사탄의 결박이라면 그 줄에 영혼이 묶여 있는데, 
    그 결박으로부터 먼저 자유롭지 않고 어떻게 항거할 수 있겠습니까? 
    둘째로, 이성이나 은총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자신의 부패에 노예가 돼 있는 
    그런 사람을 은총의 산 기념비라고 믿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생각이 나는데 여러분들이 들어둘 만한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겠습니다. 
    두 사람이 순례의 길을 가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젊었을 때, 
    또 한 사람은 늙었을 때 여행을 떠났다고 합니다. 
    젊은이는 심한 타락과 씨름을 해야 했는데 
    늙은이는 생리적인 쇠퇴와 함께 
    씨름해야 할 타락조차도 쇠퇴해 버렸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젊은이는 늙은이와 마찬가지로 발걸음을 가볍게 옮겼고 
    매사에 어두운 점이 없었습니다. 
    그 둘은 서로 비슷해 보입니다만 
    사실 자신의 은총을 더욱 분명하게 빛낸 사람은 둘 중 누구이겠습니까?" 
    정직함 : 물론 젊은이이지요. 
             가장 큰 난관에 대항한다는 것은 그 힘이 강하다는 사실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니까 말이오. 
             특히 그들이 겪는 난관의 반도 되지 않는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그렇지요. 
             물론 노인들은 그렇지 못하지요. 
             게다가 나는 늙은이들이 이러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오히려 자신을 치켜세우는 것을 보아왔소. 
             말하자면 나이가 들어 자연히 쇠퇴된 것을 가지고 마치 
             자기 자신의 타락에 대한 영광스러운 승리이기나 하듯 
             스스로를 속이고 있더란 말이오. 
             늙은이들이 젊은이들에게 충고해 줄 수 있는 건 
             그들이 그만큼 헛된 일들을 많이 겪었기 때문인 것이오. 
             그러나 늙은이와 젊은이가 함께 동행한다면 
             자기 속에 작용하는 은총의 힘을 더욱 분명하게 발견하는 쪽은 젊은이이지. 
             비록 늙은이의 타락이 자연히 쇠퇴해졌다 하더라도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