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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53 - John Bunyan

Joyfule 2008. 10. 5. 01:05
    
     천로역정 2부 53 -  John Bunyan  
    통역관 씨 댁에 갔을 때도 친절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고생길 언덕은 내게 너무 힘든 길이라 하여
    하인 한 사람이 나를 업어다주었습니다. 
    그리고 비록 나와 동행하여 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나는 많은 순례자들로부터도 위안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앞질러가면서 내게 용기를 가지라고 하면서 
    나와 같은 심약한 자들에게 위안을 주는 것도 
    주님의 뜻이라고 일러주고는 서둘러 자신의 길을 갔습니다. 
    그런데 내가 '습격의 거리(Assault-lane)'에 도착했을 때 
    이 거인이 나타나 내게 한판 겨룰 준비를 갖추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처럼 연약한 놈에겐 오히려 강장제 한 알이 더 필요했지요. 
    그래서 그놈이 덤벼들어 나를 잡은 겁니다. 
    나는 그가 나를 죽이지는 못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가 나를 자기 굴속으로 데리고 갔을 때도 
    내가 스스로 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반드시 나오리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 어떤 순례자라도 강제로 잡혔을 때 
    마음만 전적으로 주님께 바치고 있으면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적의 손에 죽지는 않는다는 말을 나는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강탈당한 듯이 보이고 또 강탈당한 것이 사실이지만 
    보시다시피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이런 일을 계획하고 꾸미신 하나님과 
    그 일의 수단이 돼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다른 훼방꾼이 나를 또 덮치겠지요. 
    그러나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이 길을 갈 것입니다. 
    뛸 수 있으면 뛰고, 뛸 수 없으면 걷고, 
    걸을 수 없으면 기어서라고 갈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나를 사랑해 주시는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나는 결심을 했습니다. 
    길은 내 앞에 있습니다. 
    비록 심약한 몸을 하고 있지만 
    내 마음은 다리 없는 그 갈을 건너가 있답니다." 
    그러자 늙은 정직함이 말했다. 
    "혹시 얼마 전에 순례자 두려움 씨와 알고 지내지 않았습니까?" 
    심약자 : 예, 그와 알고 지냈습니다. 
             그는 멸망의 도시 북쪽으로부터 40리 떨어져 있고,
              내가 태어난 곳에서는 훨씬 더 먼 곳인 
              우둔함이라는 마을에서 왔습니다. 
             우리는 진작부터 잘 알고 있었죠. 
             실은 그는 내 삼촌이니까요. 
             그와 나는 상당히 비슷한 기질을 갖고 있습니다. 
             키는 나보다 약간 작지만 용모는 비슷하지요. 
    정직함 : 당신이 그를 알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와 친척지간이라는 것도 미루어 알 수 있겠소. 
             두 사람이 피부도 같이 하얄 뿐만 아니라
             눈길도 비슷하고 말투도 서로 닮은 것 같습니다. 
    심약자 : 우리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말합니다. 
             게다가 그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성품을 
             내 안에서도 거의 다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이오 : 여보시오, 기운을 내시오. 당신을 환영합니다. 
             뭐든지 원하는 게 있으면 마음 놓고 청하시오. 
             그리고 이 집에 있는 하인들에게 무엇이든지 명령만 하시오. 
             그들은 즐거이 따를 것입니다. 
    그러자 심약자가 말했다. 
    "이건 생각도 못한 환대입니다. 
    밝은 태양이 어둠을 헤치고 솟아나는 것 같군요. 
    거인 ‘선을 죽임’이란 자가 내 앞길을 막고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게 한 것은 바로 이런 환대를 받게 하려는 것이었군요. 
    내 주머니를 뒤진 다음에 이 가이오 댁으로 가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어쩐지 그렇게 생각됩니다." 
    이렇게 심약자와 가이오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한 사람이 달려와 문을 두드리고는 한 1마일 반쯤 떨어진 곳에서
     '부정(Not-right)'이라는 순례자가 벼락을 맞아 쓰러져 있다고 알려주었다. 
    심약자가 말했다. 
    "저런, 그래 죽었습니까? 
    그는 내가 여기까지 오기 며칠 전에 나를 앞질러갔었는데 
    실은 나와 함께 동행하기도 했었지요. 
    거인 ‘선을 죽임’이 나를 붙잡았을 때도 같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재빨리 돌아서서 도망쳤지요. 
    이제 와서 보니 그는 죽으려고 도망을 쳤고, 
    나는 살려고 잡혔던 것 같습니다." 
                금방 죽음을 당하리라 생각되었던 사람이 
                가끔 그 비참한 위험으로부터 벗어난다. 
                죽음의 얼굴을 가진 바로 그 섭리가 
                이따금 비천한 자에게 생명을 베푼다. 
                나는 붙잡히고 그는 도망쳐 달아났건만, 
                운명은 뒤바뀌어 그에겐 죽음을 
                그리고 나에겐 생명을 베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