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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52 - John Bunyan

Joyfule 2008. 10. 4. 06:08
    
         천로역정 2부 52 -  John Bunyan  
    이리하여 그들은 날이 샐 때까지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식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크리스티아나는 아들 제임스에게 성경을 한 장 읽으라고 했다. 
    그는 <이사야서>의 한 장을 읽었다. 
    읽기를 마치자 정직함이 왜 구세주가 마른 땅에서 나왔고, 
    또 고운 풍채도 갖지 못했다고 기록되어 있을까를 물었다. 
    그러자 위대한 마음이 말했다. 
    "첫째 구절에 대해 대답하겠습니다. 
    그것은 당시 그리스도께서 적을 두셨던 유대교회가 
    종교로서의 활기와 정신을 거의 다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구절은 믿지 않는 자들의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들에겐 우리 왕자님의 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이 없었기 때문에 
    그를 외모로 보아 단순한 사람으로 판단했던 것입니다. 
    마치 보석이 평범한 껍질로 싸여 있는 걸 몰라서 
    보석을 발견하고서도 그냥 평범한 돌멩이를 던져버리듯 
    버리는 그런 자들과 같은 것입니다." 
    가이오가 말했다. 
    "말씀 잘하셨습니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위대한 마음’이 무기를 잘 다룬다고 합니다. 
    기운을 좀 차린 다음에 들판으로 나가서 
    어떤 좋은 일을 할 것이 없는가 찾아보면 어떻겠습니까? 
    여기서 1마일쯤 떨어진 곳에 
    '선을 죽임(Slay-good)'이라는 거인이 살고 있는데, 
    그놈이 이 부근의 왕의 길에 나타나 심술을 부리곤 한답니다. 
    그의 소굴을 내가 알고 있는데 그는 여러 도둑놈들의 두목입니다. 
    이 근처에 다시는 얼씬도 못하도록 할 수만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이 말에 그들은 모두 찬성하여 길을 나섰다. 
    위대한 마음은 칼과 투구와 방패로 무장하고 나머지는 창과 몽둥이를 들었다. 
    그들이 거인이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 
    그는 '심약자(Feeble-mind)'라는 사람을 손아귀에 거머쥐고 있었다. 
    길을 걷고 있는 그를 거인의 부하들이 잡아다 바친 것이었다. 
    마침 거인은 뼈를 추려내기 위해 그의 몸을 뒤지고 있는 참이었다. 
    그는 날고기를 먹는 자였던 것이다. 
    이윽고 무장을 하고 동굴 어귀에 서 있는 위대한 마음 일행을 보자 
    그는 무슨 까닭으로 왔느냐고 호통을 쳤다. 
    위대한 마음 : 우리는 네 놈을 잡으려고 왔다. 
             네놈이 왕의 길에서 끌어내어 살해한 숱한 순례자들의 원한을 갚아주마. 
             동굴 밖으로 나오너라. 
    거인은 무장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싸움은 한 시간 이상 계속되다가 그들은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서 있게 되었다. 
    그때 거인이 말했다. 
    "어째서 너는 내 땅을 침범했느냐?" 
    위대한 마음 : 순례자들의 피에 복수하기 위해서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싸움은 다시 계속 되었고, 위대한 마음이 뒤로 물러서다가 곧 반격하여 
    거인의 머리와 옆구리를 세차게 내리쳐서 무기를 떨어뜨리게 했다. 
    그러고는 다시 강하게 내리쳐서 그의 목을 잘라 여관으로 가지고 왔다. 
    위대한 마음은 또한 순례자 심약자를 동굴에서 구해 내어 자기 거처로 데리고 왔다. 
    집에 돌아온 그들은 거인의 머리를 식구들에게 보여주고 나서 
    전에도 다른 머리들을 매달았던 것처럼 하늘 높이 매달았다. 
    그것은 이후 같은 짓을 하려는 자들에게 경고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그들은 심약자에게 어떻게 해서 
    그의 손에 잡히게 되었는가를 물어보았다. 
    그 가련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보시다시피 저는 병든 몸입니다. 
    죽음이 하루에 한 번씩 내 방문을 두드렸기 때문에 
    더 이상 집에 머무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순례의 길을 떠나게 됐으며 
    나와 우리 아버지가 태어난 곳인 
    불확실'이라는 마을을 떠나 여기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나는 마음뿐만 아니라 육체까지도 한 푼어치의 힘도 없는 사람입니다만, 
    할 수만 있다면 평생 기어서라도 순례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 
    이 길의 입구에 있는 문에 도착했을 때도 
    그곳의 주인께서는 나를 후하게 대접해 주셨습니다. 
    나의 가냘픈 몸매나 연약한 마음에 대해 탓하지도 않고 
    여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물건을 챙겨주시면서 
    끝까지 소망을 잃지 말라고 격려까지 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