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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dy Long Legs - Jean Webster

Joyfule 2017. 10. 2. 10:40
    
    
     Jean Webster
     Daddy Long Legs
    
     키다리 아저씨께.   
    2월 15일
    폐하께 삼가 아뢰옵니다.
    오늘 아침에는 칠면조 콜드 파이와 거위로 조반을 마쳤사옵고, 
    한잔의 차(중국차)를 가져오게 했사옵니다.
    예전에는 맛본 적이 없는 차였사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저씨.
    전 제정신이니까요.
    사뮤엘 피프스의 일기를 인용했을 뿐입니다.
    영국사와 관련해서 역사의 제1사료로서 읽고 있습니다.
    샐리와 줄리아와 저는 요즘 1660년경의 말을 사용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요.
    "우리들은 차링 그로스에 가서, 해리슨 소좌를 교수형에 처한 뒤 
    오장육부를 꺼내고 사지를 네 갈래로 찢는 것을 보았노라.
    그런 일을 당하고도 그 양반은 다시없이 태연하셨노라."
    이런 것도 있어요.
    "마님이 부르셔서 융숭한 대잡을 받았도다.
    마님은 어제 뇌척수막염으로 돌아가신 형님을 위하여 
    아름다운 상복을 입으셨도다."
    상중인데 손님을 초대하다니 너무 빠르지요.
    피프스의 친구가 오래 돼서 상한 식료품을 빈민들에게 팔아 
    그 수입으로 왕이 부채를 반제할 수 있도록 교활한 방법을 꾸몄다는 군요.
    사회개혁자, 아저씨.
    이런 일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에 비하면 현대 사람들은 신문에서 떠들 만큼 못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사무엘은 마치 여자처럼 의상에 열중했대요.
    의상비가 부인의 다섯 배나 들었다고 해요.
    남편들의 황금시대였던 것 같아요.
    다음에 나오는 말은 상당히 애처로운 소원처럼 들리지 않아요?
    피프스는 정말로 정직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수 있어요.
    "오늘 금 단추가 달린 아름다운 염소털 코트가 도착하였소.
    이것은 막대한 돈이 드는 것이오니, 바라건대 신이시여!
    제게 이 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해 주시옵소서."
    피프스 얘기만 써서 죄송합니다.
    지금 피프스에 관해 특별 논문을 쓰고 있거든요.
    아저씨, 어떻게 생각하세요?
    자치회에서 10시에 소등하는 규칙을 폐지했어요.
    이제 앞으로는 한밤중에도 불을 켜도 돼요.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는 거에요.
    우리가 그러니까 대대적으로 떠들고 노는 것을 대학측에서는 몰라요.
    그런데 이 결과는 인간의 심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요.
    몇시까지든 안 자도 된다고 하니까, 이제는 빨리 자고 싶어져요.
    9시 반쯤 되면 자신도 모르게 쥐고 있는 펜이 저절로 툭 손에서 떨어져 버리죠.
    지금 9시 30분이에요.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