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새 날에 살아라 - 문태준 그대는 새 날에 살아라 - 문태준 새날이 왔다 샘물 같은 새 날이 왔으므로 그대는 하루의 마음을 또 허락받았다 그대는 돌아보는 사람이 되어라 비가 연못과 작은 돌과 우는 사람을 위로하듯이 꽃이 담장 아래와 언덕과 사랑을 밝히듯이 눈이 댓잎과 다리와 지붕을 덮는 이불이 되듯이 그대는 모두에..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18
용서의 계절 - 이해인 용서의 계절 - 이해인 새롭게 주어지는 시간 시간을 알뜰하고 성실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쓸데없이 허비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함께 사는 이들에게 바쁜 것을 핑계 삼아 따뜻한 눈길 한 번 주지 못하고 듣는 일에 소홀하며 건성으로 지나친 당신을 용서해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17
겨울 초대장 - 신달자 겨울 초대장 - 신달자 당신을 초대한다 오늘은 눈이 내릴지도 모른다 이런 겨울 아침에 나는 물을 끓인다 당신을 위해서 어둠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 내 힘이 비록 약하여 거듭 절망했지만 언젠가 어둠은 거두어지게 된다 밝고 빛나는 음악이 있는 곳에 당신을 초대한다 가장 안락한 의자와 따뜻한 차..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16
눈 오는 날 - 이의웅 눈 오는 날 - 이의웅 하늘빛도 먼 산 빛도 뿌연 잿빛이다 얼음 덮인 강기슭은 더는 다른 빛을 거부 하여 새하얀 것이 어느 죽음 같다 굴참나무 듬성한 밋밋한 산길을 홀로 걸어 본다 자분자분 눈 내리는 소리만이 가슴에 사각거린다 멀리 숨을 멈춘 듯 외딴집 두어 채, 하얀 연기가 흰 눈의 지느러미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15
바다로 가는 서른 세 번째 길 - 박용하 . 바다로 가는 서른 세 번째 길 - 박용하 굴참나무 숲 너머 자작나무숲이 아름다운 날이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태풍이 그 나무 속에 있다 나는 길 위에 있고 파도는 길 밑의 길까지 밀려온다 나는 태양을 향해 걷고 태양은 내가 걷지 않은 길까지도 걷는다 그것을 음악이라 부르면 삶은 깊어진다 바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14
절대고독 - 김현승 절대고독 - 김현승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드는 손 끝에서 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그 체온으로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13
젖지 않는 마음 - 나 희덕 젖지 않는 마음 - 나 희덕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 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 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그늘 아래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12
겨울을 기다리며 - 유안진 겨울을 기다리며 - 유안진 겨울이 오면 나는 바람이 될 거야 더는 못 참는 침묵에서 더는 못 감출 이름을 마음껏 소리쳐 불러보는 목소리가 밤낮 주야 가리지 않고 천지사방 거침없이 목놓아 외쳐대는 북풍의 목청이 부르고 싶은 이름 하나에 미쳐버린 겨울바람 그 목소리 될 거야, 되고 말 거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11
오래된 여행가방 - 김수영 오래된 여행가방 - 김수영 스무 살이 될 무렵 나의 꿈은 주머니가 많이 달린 여행가방과 펠리컨 만년필을 갖는 것이었다. 만년필은 주머니 속에 넣어두고 낯선 곳에서 한 번씩 꺼내 엽서를 쓰는 것. 만년필은 잃어버렸고, 그것들을 사준 멋쟁이 이모부는 회갑을 넘기자 한 달 만에 돌아가셨다. 아이를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09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 문정희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 문정희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 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 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 나의 운명과는 상관도 없지만 별!을 나는 좋아한다. 별이라고 말하며 흔들린다. 아무래도 나는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08
겨울, 사랑의 편지 - 김용택 겨울, 사랑의 편지 - 김용택 산 사이 작은 들과 작은 강과 마을이 겨울 달빛 속에 그만그만하게 가만히 있는 곳 사람들이 그렇게 거기 오래오래 논과 밭과 함께 가난하게 삽니다. 겨울 논길을 지나며 맑은 피로 가만히 숨 멈추고 얼어있는 시린 보릿잎에 얼굴을 대보면 따뜻한 피만이 얼 수 있고 따뜻한..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07
新年詩 - 조병화(趙炳華) 新年詩 - 조병화(趙炳華) 흰 구름 뜨고 바람 부는 맑은 겨울 찬 하늘 그 無限을 우러러 보며 서 있는 大地의 나무들 처럼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꿈으로 가득 하여라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영원한 日月의 영원한 이 回轉 속에서 너와 나, 우리는 約束된 旅路를 동행하는 有限한 生命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06
십이야, 셰익스피어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올리비아 Olivia (1888) 레이턴 Edmund Blair Leighton (1853—1922) 작 캔버스에 유채 바이올라: 아가씨, 얼굴을 보여주세요. 올리비아: 내 얼굴과 협상하라는 명령이라도 그대 주인께서 내렸나요? 본문에서 벗어나는군요. 하지만 커튼을 올리고 그림을 보여드리겠어요. (베일을 벗는다) 자, 보세요. 이렇게 생겼답..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06
편지 - 강현국 편지 - 강현국 이따금 대합실을 기웃거리는 흰나비와 아름다운 햇빛 그리고 솔바람뿐입니다 이곳 운문사는 자판기 종이컵에 반쯤 고이는 200원어치의 적막뿐입니다 파랗게 엎드린 질경이의 그 길은 시냇가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시냇물 무심히 들여다봅니다 천천히 그리고 오랫동안 시냇물 맨발 들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05
새해를 여는 기도 - 유인숙 새해를 여는 기도 - 유인숙 山과 같은 믿음으로 소나무 가지 뒤흔들며 쌔-앵-쌩 불어오는 바람을 등에 지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변함 없는 마음으로 산그늘 드리우는 山과 같은 믿음으로 새로운 한 해 열게 하소서 늘 고운 마음이 되고픈 소망이나 한 해를 살아가면서 누더기처럼 헤어지고 미움과 불신..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9.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