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 문정희 남편 -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되지 하고 돌아누워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18
살아 있어야 할 이유 - 나희덕 살아 있어야 할 이유 - 나희덕 가슴의 피를 조금씩 식게 하고 차가운 손으로 제 가슴을 문질러 온갖 열망과 푸른 고집들 가라앉히며 단 한 순간 타오르다 사라지는 이여 스스로 떠난다는 것이 저리도 눈부시고 환한 일이라고 땅에 뒹굴면서도 말하는 이여 한번은 제 슬픔의 무게에 물들고 붉은 석양에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16
공지영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中 나이를 먹어 좋은 일이 많습니다. 조금 무뎌졌고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 이젠, 사람이 그럴수 도 있지. 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 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 그것이 지나갈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15
고 향 - 정지용 고 향 -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 쓰다. 고향에 고향에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13
그 강에 가고 싶다 -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12
가을 낙엽 사라짐처럼 - 용혜원 가을 낙엽 사라짐처럼 - 용혜원 늦은 밤 너에게 편지를 쓴다는 일은 즐거움이다. 어둠이 아무도 모르게 스며드는 것처럼 그리움이 엉겁결에 다가와서는 떠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잠들고 꽃들마저 잠들어 내일 필 이 시간에 빛나는 별처럼 너의 모습은 또렷이 나에게로 다가온다. 친구야! 우리 목숨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11
고향길 - 신경림 고향 길 - 신경림 아무도 찾지 않으려네 내 살던 집 툇마루에 앉으면 벽에는 여직도 쥐오줌 얼룩져 있으리 담 너머로 늙은 수유나뭇잎 날리거든 두레박으로 우물물 한 모금 떠마시고 가윗소리 요란한 엿장수 되어 고추 잠자리 새빨간 노을길 서성이려네 감석깔린 장길은 피하려네 내 좋아하던 고무신..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09
네가 눈뜨는 새벽에 - 신달자 네가 눈뜨는 새벽에 - 신달자 네가 눈뜨는 새벽 숲은 밤새 품었던 새를 날려 내 이마에 빛을 물어다 놓는다 우리 꿈을 지키던 뜰에 나무들 바람과 속삭여 내 귀에 맑은 종소리 울리니 네가 눈뜨는 시각을 내가 안다 그리고 나에게 아침이 오지 어디서 우리가 잠들더라도 너는 내 꿈의 중심에 거리도 없..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08
가을에 - 정한모 가을에 - 정한모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 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微笑)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 모아 쥔 아가의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06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의 기도 김현승 시(詩) 안정준 곡(曲) 최인애 Soprano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홀로있게 하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05
木 船 5 - 남상인 木 船 5 - 남상인 우리는 언제나 멀리 떠나려고 준비된 목선처럼 사랑했다 마주 보면서도 몸은 떠나고 있었고 떠나면서도 영혼은 늘 함께 있었다 마치 아무리 멀리 떠나도 목선은 바다 안에 있고 아무리 바다 안에 있어도 고향은 깊은 산맥이었던 것처럼 바다는 생각하는대로 쓰여지는 푸른 노트였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04
가을 강물 소리는 - 이향아 가을 강물 소리는 - 이향아 이제는 나도 철이 드나 봅니다, 어머니 가을 강물 소리는 치맛귀를 붙잡고 이대로 그만 가라앉거라, 가라앉거라 타일러 쌓고 소슬한 바람 내 속에서 일어나 모처럼 핏줄도 돌아보게 합니다 함께 살다 흩어지면 사촌이 되고 다시 가다 길을 잃어 남남이 되는, 어머니, 가을 강..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03
9월 - 오세영 9월 - 오세영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가 난다. 문득 고개를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02
능 금 - 김춘수 능 금 - 김춘수 Ⅰ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 온다. 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 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Ⅱ 이미 가 버린 그 날과 아직 오지 않은 그 날에 머문 이 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9.01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 칼릴 지브란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 칼릴 지브란 1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다른 이들이 싫어하는 모든 걸 사랑하라고 또한 다른 이들이 헐뜯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라고.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랑받는 사람까지도 고귀하게 만든다는 걸 내 영혼은 보여주었네. 예전에는 사랑이 가까이에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