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찬가 - 임 화 바다의 찬가 - 임 화 장하게 날뛰는 것을 위하여, 찬가를 부르자. 바다여 너의 조용한 달밤일랑, 무덤길에 선 노인들의 추억 속으로, 고시란히 선사하고, 푸른 비석 위에 어루만지듯, 미풍을 즐기게 하자. 파도여! 유쾌하지 않은가! 하늘은 금시로, 돌멩이를 굴린 살얼음판처럼 뻐개질 듯하고, 장대 같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31
갈잎의 기도 - 정유찬 갈잎의 기도 - 정유찬 푸른 이파리가 노랗고 붉게 물들어도 변했다 하지 마세요 색이 변한다해서 맘까지 변할까요 같은 가지에 매달린 걸요 색이 다 변하고 가지에서 떨어져 나와도 떠났다 하지 말아요 그대 향한 그리움 가을 가고 겨울바람에 쓸려도 깊어만 갈 테니 다시 올 가을까지 잊지 말아달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30
갈 대 - 신경림 갈 대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29
가을 노래 - 이 해인 가을 노래 - 이 해인 하늘은 높아 가고 마음은 깊어 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27
바람 - 김남조 바람 - 김남조 바람 부네 바람 가는 데 세상 끝까지 바람 따라 나도 갈래 햇빛이야 청과(靑果) 연한 과육에 수태를 시키지만 바람은 과원 변두리나 슬슬 돌며 외로운 휘파람이나마 될지말지 하는 걸 이 세상 담길 곳 없는 이는 전생이 바람이던 게야 바람이 의관 쓰고 나들이 온 게지 바람이 좋아 바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26
수선화 - 이해인 수선화 - 이해인 초록빛 스커트에 노오란 블라우스가 어울리는 조용한 목소리의 언니 같은 꽃 해가 뜨면 가슴에 鐘(종)을 달고 두손 모으네 향기도 웃음도 헤프지 않아 다가서기 어려워도 맑은 눈빛으로 나를 부르는 꽃 헤어지고 돌아서도 어느새 샘물 같은 그리움으로 나를 적시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25
여름이 익어가는 들녘 - 조재선 여름이 익어가는 들녘 - 조재선 살가운 흙냄새 유영하던 모태에서 들이키던 그 비릿한 양수처럼 보드랍게 어루만지는 풋풋한 대지의 향기 한모금 깊게 들이키니 세들어 살던 폐포속 심통이 저만치 물러가고 두모금 들이키니 어느새 녹아들어 여울지는 여름 가만가만 머리카락 헤집는 미풍에 옥수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24
꿈을 위한 변명 - 이해인 꿈을 위한 변명 - 이해인 아직 살아 있기에 꿈을 꿀 수 있습니다 꿈꾸지 말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꿈이 많은 사람은 정신이 산만하고 삶이 맑지 못한 때문이라고 단정짓지 마세요 나는 매일 꿈을 꿉니다 슬퍼도 기뻐도 아름다운 꿈 꿈은 그대로 삶이 됩니다 오늘의 이야기도 내일의 이야기도 꿈길에 그..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22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21
숲 속에서 잠자기 - Mary Oliver 숲 속에서 잠자기 - Mary Oliver 대지는 나를 기억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검은 치마를 이끼와 씨앗 가득한 주머니를 추스르며 나를 가만히 되받았다 그렇게 강바닥의 돌처럼 자 본 건 처음이다 나와 별들의 white fire 사이엔 내 상념밖에 아무것도 없었다 상념은 완벽한 나무들의 가지 새로 나방처럼 가볍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20
빛을 찾아가는 길 - 조지훈 빛을 찾아가는 길 - 조지훈 사슴이랑 이리 함께 산길을 가며 바위 틈에 어리우는 물을 마시면 살아있는 즐거움의 저 언덕에서 아련히 풀피리도 들려오누나 해바라기 닮아가는 내 눈동자는 자운 피어나는 청동의 향로 동해 동녘 바다에 해 떠오는 아침에 북받치는 설움을 하소하리라 돌뿌리 가시밭에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19
마흔 살의 동화 - 이기철 마흔 살의 동화 - 이기철 먹고 사는 일 걱정되지 않으면 나는 부는 바람따라 길 떠나겠네 가다가 찔레꽃 향기라도 스며오면 들판이든지 진흙 땅이든지 그자리에 서까래 없는 띠집을 짓겠네 거기서 어쩌다 아지랑이 같은 여자 만나면 그 여자와 푸성귀같은 사랑 나누겠네 푸성귀같은 사랑 익어서 보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18
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한눈 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16
질 나쁜 연애 - 문혜진 13. 문혜진「질 나쁜 연애」 (낭송 문혜진) 2008년 7월 28일 댓글 (5) <object classid="clsid:D27CDB6E-AE6D-11cf-96B8-444553540000" codebase="http://download.macromedia.com/pub/shockwave/cabs/flash/swflash.cab#version=6,0,29,0" width="550" height="400"> <param name="movie" value="http://www.munjang.or.kr/file_multi/djhfile/0001/200877-145946_poem20080728.swf"> <par..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15
행복(幸福) - 유치환 행복(幸福)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 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로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8.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