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꽃멀미 - 이해인 꽃 멀미 - 이해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7.09
한 사람을 사랑했네 2 - 이정하 한 사람을 사랑했네 2 - 이정하 한번 떠난 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네. 강물이 흐르고 있지만 내 발목을 적시던 그때의 물이 아니듯, 바람이 줄곧 불고 있지만 내 옷깃을 스치던 그때의 바람이 아니듯 한번 떠난 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네. 네가 내 앞에 서 있지만 그때의 너는 이미 아니다. 내 가슴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7.08
[스크랩] 달 밤 - 이호우 달 밤 - 이호우 낙동강 빈 나루에 달빛이 푸릅니다.무엔지 그리운 밤 지향없이 가고파서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겨 봅니다. 낯익은 풍경이되 달 아래 고쳐 보니돌아올 기약없는 먼 길이나 떠나온 듯뒤지는 들과 산들이 돌아돌아 뵙니다. 아득히 그림 속에 정화(淨化)된 초가집들할머니 조웅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7.07
들길에 서서 - 신석정 들길에 서서 -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삼(山森)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7.06
눈물 - 김현승 눈물 - 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눈물을 지어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7.05
밤 바다에서 - 박재삼 밤 바다에서 - 박재삼 누님의 치맛살 곁에 앉아 누님의 슬픔을 나누지 못하는 심심한 때는 골목을 빠져 나와 바닷가에 서자. 비로소 가슴 울렁이고 눈에 눈물 어리어 차라리 저 달빛 받아 반짝이는 밤바다의 질정(質定)할 수 없는 괴로운 꽃비늘을 닮아야 하리. 천하에 많은 할 말이, 천상의 많은 별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7.04
나무와 새 - 김정수 나무와 새 - 김정수 새가 나무에 날아와 앉습니다 새의 무게만큼 나무가 휘어집니다 새가 날아갑니다 나무는 새의 무게만큼 일어섭니다 또 다른 새가 날아와 나무에 앉습니다 새의 무게만큼 나무가 휘어집니다 새가 날아갑니다 그러나 새의 무게에 길들여진 나무는 일어설 줄 모릅니다 하늘도 새의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7.03
젖은 노을 속으로 가는 시간 - 유 하 젖은 노을 속으로 가는 시간 - 유 하 비가 세상을 내려앉히면 기억은 노을처럼 아프게 몸을 푼다 부리 노란 어린 새가 하늘의 아청빛 아픔을 먼저 알아 버리듯 어린 날 비 오는 움막이여, 왜 노을은 늘 비의 뿌리 위에서 저 혼자 젖는가 내 마음 한없이 낮아 비가 슬펐다 몸에 달라붙는 도깨비풀씨 무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7.02
[스크랩]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 조병화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 조병화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는 먼 별 창 안에 밤을 재우고나는 풀벌레 곁에 밤을 빌린다 해도너는 내 생각 속에 잔다 너의 날은 내일에 있고나의 날은 어제에 있다 해도너는 내 생각 속에 세월이다 문 닫은 먼 자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7.01
와사등(瓦斯燈) - 김광균 와사등(瓦斯燈) - 김광균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 여름 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高層), 창백한 묘석(墓石)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夜景)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의 바깥에..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6.30
미라보 다리 -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 아폴리네르 미라보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들 사랑도 흐른다. 내 마음 속 깊이 기억하리 기쁨은 언제나 고통 뒤에 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자 우리들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결이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6.29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 모윤숙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 모윤숙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식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6.27
밤비 - 김광균 밤비 - 김광균 어두운 장막 너머 빗소리가 슬픈 밤은 초록빛 우산을 받고 거리로 나갈까요 나즉히 물결치는 밤비 속으로 모자를 눌러쓰고 포도(鋪道)를 가면 바람에 지는 진달래같이 자취도 없는 고운 꿈을 뿌리고 눈부신 은실이 흩어집니다 조각난 달빛같이 흐득여 울며 스산―한 심사 위에 스치는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6.27
6월의 장미 - 이해인 6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6.26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 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