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김지하 새 - 김지하 저 청청한 하늘 저 흰구름 저 눈부신 산맥 왜 날 울리나 날으는 새여 묶인 이 가슴 밤새워 물어뜯어도 닿지 않는 마지막 살의 그리움이여 피만이 흐르네 더운 여름날의 썩은 피 땅을 기는 육신이 너를 우러러 낮이면 낮 그여 한 번은 울 줄 아는 이 서러운 눈도 아예 시뻘건 몸뚱어리 몸부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9.06
어떤 적막 - 정현종 어떤 적막 - 정현종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로 우주가 수렴되고 쓸쓸함은 가이없이 퍼져나간다.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9.05
갈매기 - 천상병 갈매기 - 천상병 그대로의 그리움이 갈매기로 하여금 구름이 되게 하였다. 기꺼운 듯 푸른 바다의 이름으로 흰 날개를 하늘에 묻어 보내어 이제 파도도 빛나는 가슴도 구름을 따라 먼 나라로 흘렀다. 그리하여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날아 오르는 자랑이었다. 아름다운 마음이었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9.04
오후 속으로 - 신영조 오후 속으로 - 신영조 수도꼭지에서 느슨하게 시간이 끊어진다 국시가 눈꼽에 붙어 불어 터진다 지금부터 세 시간은 뱃속에서 든든한 삶이다 혀가 숟가락보다 길어져 말하지 않아도 배부르다 빗방울이 내 눈동자 속으로 슬그머니 걸어온다 찌짐 굽는 소리가 오후 속으로 익는다 뜨뜻한 아랫목이 흐뭇..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9.03
나를 길들이는 시간 - 이해인 나를 길들이는 시간 - 이해인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涌㈃暮?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 헤아려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 할 일 안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9.02
지평선 저 너머에 - 신영림 지평선 저 너머에 - 신영림 하늘 맞닿은 아지랑이 아른한 지평 그곳 알 수 없지만 동경의 눈빛은 청사진을 그려가고 희망으로 떠오르는 섬 푸르게 건너오는, 고향의 냄새 생의 가장 밝고 빛나던 빛들이 뭇 별이 되어 떨어지고 밤으로 가는 적요의 길목에서도 노을빛 가슴을 안고 잠 드는 땅끝 구름 서..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9.01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백창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백창우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 그가 보고 싶어도 흐릿하게 목소리를 듣고 싶어도 그는 내 손에 닿지 않는다. 무심하게도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보고싶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아무일 아닌 것처럼 그를 조금씩 지워 간다는 것이다. 사랑과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8.31
우화(羽化)의 강 - 마종기 우화(羽化)의 강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 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8.30
찔레꽃 사랑 - 雲海 찔레꽃 사랑 - 雲海 너는 꽃이 아니라고 할때 나는 꽃이라 불렀지 너무 아퍼서 너무 슬퍼서 서러운 꽃이 싫다고 할때 마다 소박한 꽃잎하나 겹겹이 채워가는 꽃이 되었지 달빛아래에서 눈물로 퓻?꽃이라 서러웠지 바람비 맞으며 홀로 처절한 끝자락에서 사랑으로 이겨 낸 꽃이라 하얀꽃이 되었지 가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8.29
잘못 - 유 안진 . 잘못 - 유 안진 잘못하면 알아진다 너무나 많은 진실과 너무나 많은 거짓이 인생 한 마디로 졸아 들고 마는 것을 마흔의 생애도 일흔의 생애도 결국 인생이란 두 글자에 담겨지고 마는 것을...... 그래서 인생은 봄날 꽃일 수 없고 녹음일 수 도 없는 것을 오히려 인생은 밤에 우는 고목의 썩은 등걸인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8.28
아침마다 눈뜨면 - 박목월 아침마다 눈뜨면 - 박목월 사는 것이 온통 어려움인데 세상에 괴로움이 좀 많으랴 사는 것이 온통 괴로움인데 그럴수록 아침마다 눈을 뜨면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 속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서로 서로가 돕고 산다면 보살피고 위로하고 의지하고 산다면 오늘 하루가 왜 괴로우랴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8.25
평온한 날의 기도 - 박 목 월 평온한 날의 기도 - 박 목 월 아무런 근심도 걱정도 없이 평온한 날은 평온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게 하십시? 양지 바른 창가에 앉아 인간도 한 포기의 화초로 화하는 이 구김살 없이 행복한 시간 주여 이런 시간 속에서도 당신은 함께 계시고 그 자애로우심과 미소지으심으로 우리를 충만하게 해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8.23
[스크랩] 他人의 房 - 최인호 他人의 房 - 최인호 그는 방금 거리에서 돌아왔다. 너무 피로해서 쓰러져 버릴 것 같았다. 그는 아파트 계단을 천천히 올라서 자기 방까지 왔다. 그는 운수 좋게도 방까지 오는 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했었고 아파트 복도에도 사람은 없었다. 어디선가 시금치 끓이는 냄새가 나고 있었다. 그는 방문을 더..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8.22
하늘새 - 문효치 하늘새 - 문효치 하늘에 제금의 현이 걸린다. 어느날 날개에 힘이 솟으면 풀잎, 나무의 머리마다 제금의 현을 물어다가 걸어놓고 현을 탄주하는 몸짓의 서광 정갈한 서원 빛나는 떨림으로 가득 채워지는 하늘에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목숨의 옆구리에 붙은 슬픔 영혼의 등허리에 묻은 애달픔까지도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