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성을 위한 ━━/신앙인물

김용기 장로

Joyfule 2018. 9. 6. 04:41

  

김용기 장로


평생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
박정희 앞에서도 ‘식사기도’ 꼿꼿

“제 아버님은 살아계실 때 ‘나다, 먹다, 죽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인간으로 ‘태어나’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먹다’ 하나님이 부르실 때에 ‘죽는’것이라는 교훈입니다.”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 제1가나안농군학교 김평일 교장이 부친 일가(一家) 김용기 장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말씀이라며 소개했다. 김 교장은 반세기가 넘도록 이 세 마디를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 “아버님 손에 이끌려 다섯 살부터 시작한 새벽기도는 제가 지금까지 올바른 신앙인으로서 삶을 살 수 있도록 한 매우 소중한 가르침이자 유산입니다.”

김 장로가 아들에게 가르쳐준 또 하나의 중요한 인생철학은 ‘일하기 싫은 자 먹지도 말라’는 것이다. 식사 전 기도와 함께 외쳤던 구호다. “일하기 위해 먹자!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고 소리쳐야 점심밥을 먹을 수 있었다.

가나안농군학교에 들어온 사람이면 그 누구도 예외가 없었다. 당대 최고의 권력자 박정희 전 대통령도 이 규칙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는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1962년 당시 최고회의 의장이었던 박 전 대통령이 학교를 찾았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자 김 장로는 평소와 다름없이 삶은 감자와 빵을 대접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별 생각 없이 빵 한 조각을 떼어 입에 물었다. 그 순간, 김 장로는 박 전 대통령에게 정중하면서도 근엄하게 말씀했다. “각하는 삼천만 백성의 어버이시지만, 이 학교에서는 제가 어버이입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먹기 전에 식사기도부터 드려야 합니다.” 박 전 통령은 즉시 빵 조각을 내려놓고, 김 장로의 기도를 경청한 다음, 함께 구호제창까지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김 장로는 무소불위의 실력자 앞에서도 위축됨이 없었다. 하나님 아버지를 믿었기 때문에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솔선수범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당당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김 교장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이 세상에서 최고로 자랑스러웠다고 회고했다.

‘고무신 비행기를 타다’는 일화도 김 교장이 잊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짧은 한마디는 당시 유력 일간신문의 기자가 붙여준 것이다. ‘아시아의 노벨상’이라는 막사이사이상에 선정돼 수여식 가는 길에 하얀 고무신과 흰 두루마기를 입고 비행기에 오르는 모습을 보도한 기사의 표제였다. 많은 이들이 양복을 입으실 것을 권유했지만 김 장로는 손을 내저으며 한복을 고집했다. “한복을 입어야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알지 않겠습니까. 한국의 전통의상을 전 세계에 알려야죠.”

김 교장은 ‘진정한 아버지는 누구인가’에 대한 부친의 설명은 아주 쉽고도 명쾌했다고 했다.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그렇게 계속 올라가면 결국 하나님은 너같이 생겼다.” 김 교장은 아버지가 어느 대학에서 한 특강 중 한 토막이라며 소개했다. 학생들이 ‘하나님이 어떻게 생겼느냐. 누구냐’며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자 빙그레 웃으며 그 학생을 큰 거울 앞에 세우고 던진 말씀이란다.

김 교장은 요즘 부쩍 아버지 김 장로가 그립다. 57년 전 이곳에 가나안농군학교를 설립해 흙의 개척자로서, 새마을운동의 개척자로서 ‘조국이여 안심하라’며 혼신의 힘을 다해 땀을 쏟았던 이곳을 ‘보금자리주택 정책’에 따라 머지않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 학교를 옮기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이 답답하단다.

그러나 김 교장은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70여만명의 가나안농군학교 수료생들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김 장로가 평소에 강조한 말을 잊지 않는다고 했다. “내 몸에서 낳았다고 다 내 자식이 아니다. 뜻과 마음을 함께하는 사람이 곧 부모와 자식이다.” 이상과 사상, 믿음이 같아야 진정한 어버이요, 자식이라는 말씀이다.

김 교장은 가나안농군학교를 통해 아버지로부터 배운 교육 철학을 고스란히 물려주고 있다. “돈이 많다고 해서 한 나라가 강성한 것이 아니다. 정신이 강해져야 한다. 빈곤의 시대에는 근검절약을 통해 가난을 이겨내야 한다. 풍요의 시대에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도록 자극하고 독려하며 삶의 질서를 다시 세워야 한다. 이 시대 아버지들이 깨어나야 한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1.  음식 한 끼에 반드시 4시간씩 일하고 먹자.

2.  버는 재주 없거든 쓰는 재주도 없도록 하자.

3.  억지로 못 살지 말고 억지로 잘 살도록 하자.

4.  물질과 권력과 지식과 기술을 바로 쓸 줄 아는 국민이 되자.

5.  물질의 빚이나 마음의 빚을 지지 말자.

6.  우리 국민의 뛰어남을 말과 마음과 일과 행동으로 드러내자.

7.  외모만을 아름답게 단장하지 말고 마음을 더 아름답게 단장하자.

8.  시대적인 외세의 유행을 따르지 말고 우리 국민의 시대적인 감각을 바로 살리자.

9.  국토통일보다 먼저 가정과 단체통일을 빨리하자.

10. 반공 승공의 길보다 빈궁을 먼저 막아야 한다.

11.  하라고 하는 국민이 되지 말고 먼저 하는 국민이 되자.

12.  육체의 잠이 깊이 들면 물질의 도적을 맞게 되고

       민족사상의 잠이 깊이 들면 영토와 주권을 도적맞게 되고

       심령의 잠이 깊이 들면 영혼이 멸망케 되니 늘 깨어 살자.

13.  창조주 하나님을 외국사람에게 빼앗기지 말고 우리 온 국민의 아버지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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