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賞春 - 임병식 상춘賞春 - 임병식 계절이 사월로 접어드니 산야마다 물오른 봄 기운이 완연하다. 이곳 저곳에서는 벚꽃과 매화, 배꽃 그리고 목련꽃이 피고 있어 바라보는 곳마다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누군가 우리강산을 일러 '처처절경(處處絶景)이요, 처처춘풍(處處春風)이라' 하더니 정말 과장이..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3.25
지인끼리 모여노는 장소 - 임병식 지인끼리 모여노는 장소 - 임병식 사람들이 모여 드는 장소를 보면 어떤 특별한 특징이 있다. 낚싯터에도 고기가 잘 무는 포인트가 있듯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말하자면 쉬어가기 좋거나, 접근하기 좋거나 그것이 아니면 주인이 사람을 끄는 매력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심심..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3.18
똬리를 튼 용송 - 임병식 똬리를 튼 용송 임병식 고흥 외나로도에 똬리를 튼 기묘한 형상의 소나무가 있다는 말을 듣고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줄기가 조금만 뒤틀려 있어도 신기 할 텐데, 그 나무는 아랫부분 몸통이 땅바닥에 착 달라붙어서 가부좌를 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가볼 기회를 얻지 못하..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3.15
봄이 오는 밤에 - 반숙자 봄이 오는 밤에 - 반숙자 밖에는 봄비가 소근거린다. 눈이 침침하여 스탠드를 밝히고 씨감자를 쪼개다가 창문은 열었다. 희미한 전광으로 세류 같은 빗줄기가 뿌우연 하다. 봄비는 처녀비다. 수줍은 듯 조그맣고 고운 목소리로, 보드라운 손길로 가만가만 대지를 적시고 나무를 어루만지..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3.13
고양이를 통해본 반면교사 - 임병식 고양이를 통해본 반면교사 - 임병식 동물 중에서는 고양이만큼 간교한 놈 썩 드물 것이다. 놈은 그야말로 '눈치 보기'의 명수일 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훤히 꿰뚫어 보는 눈을 가졌다. 누가 제 비위를 건드리기라도 할라치면 금방 톨아져 심술을 부린다. 예사 간사하고 다루기 어려운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3.11
저녁 노을이 아름다우면 - 장돈식 저녁 노을이 아름다우면 - 장돈식 웃음이 난다. 무슨 창(唱)의 중중머리 대목에서다. “70이 어더메뇨 가다보니 오늘이라” 걸찍한 가락에 북잡이가 “얼씨구” 추임새를 넣으며 “좋다”를 연발한다. 아직 살아보지도 않은 70세의 느낌을 저들이 어찌 알랴만은 아닌게 아니라 망팔(望八)..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3.08
안과 밖 … 유리창 하나 사이 - 장영희 안과 밖 … 유리창 하나 사이 - 장영희 지난 학기말이었다. 1층 강의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밖에서 유리창을 닦기 시작했다. 스펀지가 달린 막대기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창을 닦다가는 한동안 물끄러미 교실 안을 쳐다보고, 다시 스펀지에 물을 묻혀 창을 닦았다. 그런데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3.04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 박완서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 박완서 신나는 일 좀 있었으면 가끔 별난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손뼉을 치고 싶은 충동 같은 것 말이다. 마음속 깊이 잠재한 환호(歡呼)에의 갈망 같은 게 이런 충동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요샌 좀처럼 이런 갈망을 풀 기회가..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3.02
[장영희의 문학의 숲] 문학의 힘 [장영희의 문학의 숲] 문학의 힘 [조선일보] 신은 인간의 계획을 싫어하시는 모양이다. 올가을 나는 계획이 참 많았다. 이제껏 연재했던 ‘문학의 숲’을 책으로 묶어 내는 일, 여름에 쓰던 논문을 마무리하는 일, 번역 한 권을 새로 시작하는 일, 그리고 올해만은 꼭 어머니와 함께 가을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2.28
눈을 감고 보는 길 - 정채봉 눈을 감고 보는 길 - 정채봉 창 밖은 바다였습니다. 푸른 밀물이 저 만큼서 밀려들고 있는데 그녀는 돌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 창문을 두들겼습니다. 나는 '밀물이 들고 있단 말이야, 가, 가라구!'하고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어느덧 밀물은 그녀의 발목을 훔치고 무릎을 넘어서가슴..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2.26
회색의 포도와 레몬빛 가스등 - 전혜린 회색의 포도와 레몬빛 가스등 - 전혜린 ―영원한 물음 '당신은 어디서부터 왔는가?에서 도망하고 싶었다. 내가 독일의 땅을 처음 밟은 것은 가을도 깊은 10월이었다. 하늘은 회색이었고 불투명하게 두꺼웠다. 공기는 앞으로 몇 년 동안이나 나를 괴롭힐 물기에 가득 차 있었고 무겁고 척척..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2.25
동병상련 - 임병식 동병상련 - 임병식 늙은 수캐가 뒤늦게 짝을 만나 면총각을 했다고 해서 누가 비웃거나 책망할 사람은 없을 터다. 친구네 집에 갇혀 지내는 코카스파니얼 암컷 다롱이가 점점 배가 불러오자 어떤 녀석이 ‘아비’일까 의견이 분분할 때, 나는 은근히 그 주인공으로 기른 지 오래된 치와와..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2.23
폭포와 분수 - 이어령 폭포와 분수 - 이어령 동양인은 폭포를 사랑한다. 비류직하 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이란 상투어가 있듯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그 물줄기를 사랑한다. 으레 폭포수 밑 깊은 못 속에는 용이 살며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한다. 폭포수에는 동양인의 마음속에 흐르는 원시적인 환각의 ..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2.21
막동이 아제 - 임병식 막동이 아제 - 임병식 지난 대선(大選)때는 어느 후보자 아들의 병역문제가 내내 시끄럽더니,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는 또다시 한 장관의 아들 병역문제가 불거져 온통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면서 나는 썩 마음이 유쾌하지 못하다. 누구는 요령을 부려 혜택을 받고 누구..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2.19
고양이가 점령한 산 - 임병식 고양이가 점령한 산 - 임병식 지난 일요일, 마음먹고 오른 무등산은 억새꽃이 진 탓에 스산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명산답게 웅장하고 시야가 트여보여 보는 눈을 시원하게 했다. 단풍철은 이미 지났지만 여전히 등산객은 붐비고 있었다. 우리는 주 등산코스 광주쪽에서 오르는 길을 택하.. ━━ 감성을 위한 ━━/에세이 2013.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