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행복 - 이해인 기다리는 행복 - 이해인 온 생애를 두고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수수한 옷차림의 기다림 입니다 겨울 항아리에 담긴 포도주처럼 나의 言語를 익혀 내 복된 삶의 즙을 짜겠습니다 밀물이 오면 썰물을 꽃이 지면 열매를 어둠이 구워 내는 빛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 나의 친구여 당신이 잃어버린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30
가을의 옛집 - 박주택 가을의 옛집 - 박주택 가을의 옛집 저 곳, 구부러진 발톱을 바라보며 스산하게 등을 기대던 가을의 번지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이리저리 불려 다니다 흙 틈에 끼어 쓰린 소리를 내며 부서지던 곳 청춘의 집이 그렇게 구부러져 있었으니 낮이 가고 밤이 가고 가을이 왔다 가을이 왔다, 어쩔 것인가 누가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29
물처럼 공기처럼 살으라 하시네 - 예은목 사진배경 : 경주 보문단지 호수에서 물처럼 공기처럼 살으라 하시네 - 예은목 물과 공기를 주신 분이 나더러 물처럼 살으라 하시네 공기처럼 살으라 하시네 물과 공기가 없으면 못 사는 것처럼 세상에 없어선 안되는 물같은 사람 공기같은 사람 되라 하시네 선인과 악인을 가리지 않고 물과 공기는 모..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27
존재, 그 순간 - 조병화 존재, 그 순간 - 조병화 정적이라는 말이 있다 안개에 가물거리는 먼 그리움 떨어져 있는 혼자들을 말하는 거다 신비라는 말이 있다 잊었던 먼 사람이, 문득 눈 앞에 아롱거리는 걸 말하는 거다 하늘에, 산에, 골짜기에, 호수에 넘실거리는 이 아름다움 머지않아 내가 두고 가려니 아, 사랑아, 그리움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26
낙 엽 - 이해인 낙 엽 - 이해인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 할지 깨우쳐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내가 한 장 낙엽으로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 보게 한다. 가을바람에 떨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25
가을에 오십시오 - 송해월 가을에 오십시오 - 송해월 그대 가을에 오십시오 국화꽃 향기 천지에 빗물처럼 스민 날 서늘한 바람에 까츨한 우리 살갗 거듭거듭 부비어대도 모자라기만 할 가을에 오십시오 그리움 은행잎처럼 노오랗게 물들면 한잎 한잎 또옥 똑 따내어 눈물로 쓴 연서(戀書) 바람에 실려 보내지 않고는 몸살이 나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24
[스크랩] 안개의 노래 - 김광균 안개의 노래 - 김광균 내 가는 곳 어디나 비정(悲情)의 안개 서리어 있다 안개 속엔 지나온 산하(山河)가 잠기어 있고 황폐(荒廢)한 사구(砂丘)에서 바람소리도 들리어온다. 안개는 산을 넘어 동리(洞里)로 간다 세월(歲月)에 눌리어 기울어진 고가(古家)들 추녀 끝에 호롱불 숨을 죽이고 노목(老木) 하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23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22
가을 편지 - 이해인 가을 편지 - 이해인 당신이 내게 주신 가을노트의 흰페이지마다 나는 서투른 글씨의 노래들을 채워 넣습니다. 글씨는 어느새 들꽃으로 피어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읍니다. 말은 없어지고 눈빛만 노을로 타는 우리들의 가을, 가는 곳마다에서 나는 당신의 눈빛과 마주칩니다. 가을마다 당신은 저녁노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21
바람이 불어 - 윤동주(尹東柱) 바람이 불어 - 윤동주(尹東柱)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 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 데 내 발이 반석 우에 섰다. 강물이 자꼬 흐르는 데 내 발이 언..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20
잘못 - 유안진 잘못 - 유안진 잘못하면 알아진다 너무나 많은 진실과 너무나 많은 거짓이 인생 한 마디로 졸아 들고 마는 것을 마흔의 생애도 일흔의 생애도 결국 인생이란 두 글자에 담겨지고 마는 것을 그래서 인생은 봄날 꽃일 수 없고 녹음일 수 도 없는 것을 오히려 인생은 밤에 우는 고목의 썩은 등걸인 것을 잘..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19
오래된 가을 - 천양희 오래된 가을 - 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증오보다 사랑..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18
길처럼 - 朴木月 길처럼 - 朴木月 머언 산 구비구비 돌아갔기로 산 구비마다 구비마다 절로 슬픔은 일어... 뵈일 듯 말 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 나가다 산울림 홀로 돌아 나가다 ...어쩐지 어쩐지 울음이 돌고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 같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16
홍 시 - 이제인 홍 시 - 이제인 그래도 마음만은 두고 가셨군요 발 헛디딜까 내 가는 길목마다 따라와 가난한 등불 하나 걸어 두셨군요 터질 듯 농익은 저 붉은 기억들 죽어서도 나를 설레게 할 그 목소리 앞으로 남은 날들 이젠 길 잃지 않겠습니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15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7.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