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5815

나여! 나를 용서하지 마라 - 유안진

나여! 나를 용서하지 마라 - 유안진 “젊음도, 사랑도, 기회도 말없이 왔다 가버리는 것을…” 오늘밤 너 유안진은 시인도 신앙인도 아닌 비 가는 소리로 찾아왔구나. 거울 속에서 마주보기도 하고, 밝은 날 나를 따라다니거나 앞장서거나 나 모르게 나란히 걷기도 하다, 흐린 날에는 아예 내 속에 들어..

2004년 우체국 편지쓰기 공모에 대상받은 편지 - 위 영

2004년 우체국 편지쓰기 공모에 대상받은 편지 - 위 영 정보통신부 장관상 받음 아버지, 엄마 좀 보세요. 아무리 붙잡아도 기어이 차를 타고 마시네요. 벌써 이렇게 어두워졌으니 보성 역에 내리시면 아주아주 깊은 밤일 텐데, 캄캄한 길 홀로 걸어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서시면 아버지 안 계신 빈집 밤..

공중에 달린 목숨들(능소화) - 금기웅

공중에 달린 목숨들(능소화) - 금기웅 나무 아래쪽에서 보름 내내 입 다물고 있던 그가 무슨 이유로 저 높은 곳까지 기어올라 제 몸을 온통 긁히며 아픈 수행을 하려는가 오늘도 기다리던 전갈은 오지 않는다 소식 대신 저 담홍색 꽃들이 가슴속 뚫고 나와 길고 긴 여행길을 알려주려 하는가 어제까지..

때로는 멀리서 말없이 오래오래 바라보는 것이 사랑

때로는 멀리서 말없이 오래오래 바라보는 것이 사랑. - 황청원 "사랑한다 사랑한다" 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몇번이고 입 안에 고인 그 말을 뱉어내지 못하고 뜨겁게 삼키고 말았습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라고 말하고 나면 사랑하는 일 가벼워질까 두려워서였습니다. 말하지 않은 후회 ..

모기장과 밤하늘과 반딧불 - 황송문

모기장과 밤하늘과 반딧불 - 황송문 여름별밤 신비로 장식하던 아기별 해가뜨면 보잘것 없는 프리즘 같아 어머니는 대청마루에 모기장을 치고 나는 반딧불을 잡아 그 안에 풀어놓았다. 모기장 속 어머니 곁에 누우면 밤하늘 별밤이 아스라이 내렸다. 모기장은 하나의 우주였고, 반딧불은 그 우주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