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향 - 정지용 배경사진 : 요한님꺼 고 향 -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 쓰..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24
나여! 나를 용서하지 마라 - 유안진 나여! 나를 용서하지 마라 - 유안진 “젊음도, 사랑도, 기회도 말없이 왔다 가버리는 것을…” 오늘밤 너 유안진은 시인도 신앙인도 아닌 비 가는 소리로 찾아왔구나. 거울 속에서 마주보기도 하고, 밝은 날 나를 따라다니거나 앞장서거나 나 모르게 나란히 걷기도 하다, 흐린 날에는 아예 내 속에 들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23
2004년 우체국 편지쓰기 공모에 대상받은 편지 - 위 영 2004년 우체국 편지쓰기 공모에 대상받은 편지 - 위 영 정보통신부 장관상 받음 아버지, 엄마 좀 보세요. 아무리 붙잡아도 기어이 차를 타고 마시네요. 벌써 이렇게 어두워졌으니 보성 역에 내리시면 아주아주 깊은 밤일 텐데, 캄캄한 길 홀로 걸어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서시면 아버지 안 계신 빈집 밤..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21
두사람 - 곽재구 두사람 - 곽재구 자전거 두 대가 나란히 꽃길을 지나갑니다 바퀴살에 걸린 꽃향기들이 길 위에 떨어져 반짝입니다 나 그들을 가만히 불러 세웠습니다 내가 아는 하늘의 길 하나 그들에게 일러주고 싶었습니다 여보시오 여보시오 불러 놓고 그들의 눈빛조차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내가 아는 길..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20
노을 - 조병화(趙炳華) 노을 - 조병화(趙炳華) 해는 온종일 스스로의 열로 온 하늘을 핏빛으로 물들여 놓고 스스로 그 속으로 스스로를 묻어 간다 아, 외롭다는 건 노을처럼 황홀한 게 아닌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19
나무의자 - 백창우 나무의자 - 백창우 어느 날, 이 황량한 도시를 떠나.멀리 있는 친구에게서 낯익은 표정을 담은..한 장의 엽서를 받을 때 우리들은 쓸쓸한 기쁨을 부어..몇 잔 소주에 취하고 싶구나 잊혀진 이름들은 없는지..잊혀진 얼굴들은 없는지 하늘의 높이를 알기도 전에..날개를 접어버린 우리들 사랑을 하고 싶..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18
나비의 꿈 - 공복자 나비의 꿈 - 공복자 물안개 건너 화사한 꽃망울 오버랩 되어 오매불망 나비의 꿈 꾸었지. 천길 만길 낭떠러지 추락하여도 당신의 햇살 찾아 무지개 타오르는 나비의 꿈 내 안에 나를 가두고 내 안에 너를 가두어 버린 부화하지 않은 알이여! 이제 알 속에서 나와 자유롭게 나비가 되어 저 들녁을 훨훨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17
자전거를 타세요 - 이시하 자전거를 타세요 - 이시하 가난한 아부지, 당신 눈속엔 꿈이 없어요. 막막하고 조용한 방죽 속, 병든 붕어 같은 당신이 애틋하여 결핵 걸린 조그만 딸은 터져나오는 기침을 참으며 방직공장엘 나가요. 폐병쟁이란 걸 들키지 않으려 기침도 마음 놓고 못하는데, 기침이 시작되면 재빨리 사람들 틈을 벗..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16
해바라기 사랑 - 김기만 해바라기 사랑 - 김기만 해바라기 처럼 살고싶다. 끊임없이 타오르는 주홍빛 얼굴로 어느 한 사람만을 위해 살고 싶다. 언젠가 다시 저물녘 어둠이 내려와 따사로운 햇살 내 곁을 떠나가도 고개 숙이고 가을로 솟아오르는 해바라기 해바라기처럼 살고 싶다. 어느 한 사람을 위해 서 있는 영원한 해바라..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16
공중에 달린 목숨들(능소화) - 금기웅 공중에 달린 목숨들(능소화) - 금기웅 나무 아래쪽에서 보름 내내 입 다물고 있던 그가 무슨 이유로 저 높은 곳까지 기어올라 제 몸을 온통 긁히며 아픈 수행을 하려는가 오늘도 기다리던 전갈은 오지 않는다 소식 대신 저 담홍색 꽃들이 가슴속 뚫고 나와 길고 긴 여행길을 알려주려 하는가 어제까지..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15
청포도 - 이육사 ♧ 청포도 - 이육사 ♧ 내 고장 七月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 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14
바닥론(論) - 김나영 최석운 작 / 전화를 기다리는 남자 바닥론(論) 나는 바닥이 좋다. 바닥만 보면 자꾸 드러눕고 싶어진다. 바닥난 내 정신의 단면을 들킨 것만 같아 민망하지만 바닥에 누워 책을 보고 있으면 바닥에 누워서 신문을 보고 있으면 나와 바닥이 점점 한 몸을 이루어가는 것 같다. 언젠가 침대를 등에 업고 외..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13
저녁별 - 이준관 저녁별 - 이준관 강가에서 물수제비를 뜨다 오는 소년이 저녁별을 쳐다보며 갑니다 빈 배 딸그락거리며 돌아오는 새가 쪼아 먹을 들녘에 떨어진 한 알 낱알 같은 저녁별 저녁별을 바라보며 가축의 순한 눈에도 불이 켜집니다 가랑잎처럼 부스럭거리며 눈을 뜨는 풀벌레들을 위해 지상으로 한없이 허..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12
때로는 멀리서 말없이 오래오래 바라보는 것이 사랑 때로는 멀리서 말없이 오래오래 바라보는 것이 사랑. - 황청원 "사랑한다 사랑한다" 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몇번이고 입 안에 고인 그 말을 뱉어내지 못하고 뜨겁게 삼키고 말았습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라고 말하고 나면 사랑하는 일 가벼워질까 두려워서였습니다. 말하지 않은 후회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11
모기장과 밤하늘과 반딧불 - 황송문 모기장과 밤하늘과 반딧불 - 황송문 여름별밤 신비로 장식하던 아기별 해가뜨면 보잘것 없는 프리즘 같아 어머니는 대청마루에 모기장을 치고 나는 반딧불을 잡아 그 안에 풀어놓았다. 모기장 속 어머니 곁에 누우면 밤하늘 별밤이 아스라이 내렸다. 모기장은 하나의 우주였고, 반딧불은 그 우주 공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0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