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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나이 값

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나이 값        음식점에서 노인들이 떼로 모여 앉아 고함을 지르듯 말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귀가 안 들리니까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얼굴을 찡그리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얘기하는 내용도 공허하다. 고집만 남아 자기 생각 이외에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참을성 없고 화를 잘 내고 자신만 생각한다. ‘나이 값’을 못하는 것 같다.‘나이 값’은 돈이나 지위 학벌과도 상관이 없는 것 같다.오십대 무렵 패키지여행을 간 적이 있다. 여행길에서 친숙한듯 다가오는 칠십대 노인이 있었다. 그는 여행을 마치고도 사람들을 불러 모아 밥을 사는 자리를 만들며 정을 나누자고 했다. 다음번 여행정보도 주었다. 그 노인을 따라 몇 번 여행을 하다가 어느 날 그가 여행사로부..

삶이란 바라기와 버리기

◆ 삶이란 바라기와 버리기 ◆ 신발장에 신발이 늘어갑니다.옷장에 옷이 많아집니다.부엌에 그릇이 쌓입니다.사기만 하고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마음에 근심이 늘어갑니다머리에 생각이 복잡해집니다.몸이 자꾸 무거워 집니다.바라기만 하고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신발장에 먼지만 털어 낼 것이 아니라 신지 않는 신발은 버려야 겠습니다.옷장의 옷도 차곡차곡 쌓아 둘 것이 아니라 자주 입는 옷만 두고 정리해야 겠습니다.부엌에 그릇도 사용하는 것만 두고 모두 치워야겠습니다.삶이란 이렇게 바라기와 버리기의 치열한 싸움입니다.내 마음의 많은 생각들 가운데 내 생활의 많은 일들 가운데정말 내 삶을 아름답게 하고 의미 있게 하는 것들만 남겨 두고 모두 다 버려야 겠습니다.버리면 얻게 됩니다쓰레기도 오물도 헌옷도 버리십시요...

탈무드가 전하는 자녀교육 가이드69

탈무드가 전하는 자녀교육 가이드69 『6장 자녀에게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실천하라』31. 존경심을 강요하지 말라32. 자녀가 납득할 수 있는 것만 요구하라아이에게 부모를 존경할 의무가 있다면, 존경받을 만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부모의 책임입니다. 즉 부모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 언제나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라는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를 눈여겨보고, 흉내 내고, 배웁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간혹 부부의 의견이 나뉘는 일이 있다 해도, 아이를 끌고 들어가서는 안 되며, 자녀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앞에서 서로의 교육 방침에 대하여 비판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아이에 대한 제한과 요구가 지나치면 당연히 부작용이 따릅니다..

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실버타운은 반은 천국 반은 지옥

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실버타운은 반은 천국 반은 지옥    법원 근처에서 삼십년이 넘게 살면서 변호사로 법의 밥을 먹어왔다. 칠십 고개를 넘으면서 밥벌이를 졸업하고 마지막 거처를 어디로 할까 생각 했다. 도심 속에서 살던 대로 마지막까지 존재하는 방법이 있었다. 친한 친구들과 모여 수다도 떨고 놀이도 같이하면서 여생을 즐기는 방법이다.두 번째가 실버타운이고 세 번째가 바닷가에서 혼자 사는 것이다. 나는 지난 이년간 살던 실버타운을 나왔다. 시설에 대해서는 만족했다. 바다가 보이고 편의시설을 갖추었으면서도 비용이 저렴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화려함보다는 절제되고 소박하다고 느꼈다. 직원들에게서도 상업적인 미소가 아니라 진심을 느끼기도 했다. 일하는 사람들이 종교인들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들은 ..

아픔도 인생이다

◆ 아픔도 인생이다 ◆ 사람은 누구나 아픔은 피하고 겪지 않으려고 한다.그러다보니 아픔에 대해서 민감하여 아플 때에 병원과 약의 신세를 지는데에 적극적이다.요즘 건강식품이 얼마나 많은지 홍수 시대이라 여겨진다.각 전문 의사들 만큼이나 높은 지식을 가지게 된 현대인들이 해당하는 질병과 아픔을 미리 막고자 여러 건강식품들을 밥처럼 먹고 지내는 것 같다.생을 수십년 살았다는 것은 몸의 모든 기능들이 그만큼 사용되었다는 것이다.그렇다고 사람들의 몸 기능이 모두 똑같은 성능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어머니의 한 뱃속에서 태어난 형제라 하더라도 몸의 성능 차이가 있다.우리 몸 안의 수많은 유기적 관계를 아는 이는 없다.그래서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 하더라도, 아무리 성능이 좋은 장비를 갖추었다 할지라도 안되는 ..

탈무드가 전하는 자녀교육 가이드69

탈무드가 전하는 자녀교육 가이드69 『5장 애정표현에도 양면성을 발휘하라』24. 때로는 과감하게 꾸짖어라25. 야단을 칠 때도 원칙을 지켜라부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들은, 세상 밖에 나가서도 기고만장해지기 쉬우며, 그로 인해 종종 심각한 마찰을 빚기도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녀를 야단칠 때는 본인을 위해서라도 목적을 확실히 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꾸중하는 말이라도 표정이나 음성만은 밝고 온화하게 하십시오. 또한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야단치는 것이라는 사실과 부모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것을 깨우치도록 해야 합니다.26. 꾸짖을 때는 먼저 ‘어떻게 말할까’를 생각하라27. 야단을 쳐도 반응이 없다면 기다려라평화로운 마음으로 애정이 담긴 훈계의 말을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하십시오...

춘화春畵 ㅡ 김종제

춘화春畵 ㅡ 김종제북한산 쪽두리봉 기슭에야한 춘화 그려져 있다고어디서 소문 듣고 구경간다진달래, 홍매화 처녀들저고리 풀어헤쳐탐스런 젖가슴 드러내놓았고개나리,산수유 저 여인네들허벅지 슬쩍 보여주며숲속에 앉아 노닥거리는데이팔 청춘의이제 막 물 오른신갈나무, 작살나무 남정네들까치발로 훔쳐 보고 있네누가 그려 놓은 저 춘화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데내 속에서 발기하는 것 있어낙엽 위에 돗자리 하나 깔아놓고사랑하는 사람 불러내야겠다절벽에는 또 울긋불긋사람꽃들이 피었네너럭바위에 앉아서꽃밥에. 꽃찬에. 꽃물에 취해서황홀한 봄 아닌가불끈불끈 솟는 봄기운을도대체가 감당할 수 없어서아직 차가운 시냇가에풍덩, 몸을 던졌다

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늙어서 만난 친구

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늙어서 만난 친구    오랫 만에 바닷가에서 ‘옥계 신선’을 만났다. 새로 친구가 된 팔십대의 심선생이다.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됐지만 오랫동안 알던 그 어떤 사람보다 친근한 느낌이다. 뒤늦게 만났어도 영혼이 교류되면 친구가 되나보다. 그와 근처의 카페로 가서 대화를 나누었다. 만날 때마다 나는 그에게 삶을 한 수씩 배우는 게 즐겁다.“며칠 전 저에게 짧은 시를 보내셨죠. 황혼이 아름답다. 그런데 너무 짧다.라고 쓴 두 줄이던데.”“저녁 무렵 바다에 스며드는 황혼을 보세요. 그 아름답고 신비로운 색조에 취해 보는 것 보다 더한 즐거움이 어디있겠습니다. 부드럽게 밀려오는 파도 소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매일 밤하늘에 총총하게 빛나는 별을 보잖아요? 그 게 진정한 즐거움 아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