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관 자료 ━━/천로역정존번연

천로역정 2부 73 - John Bunyan

Joyfule 2008. 10. 27. 06:01
    
     천로역정 2부 73 -  John Bunyan  
    이윽고 크리스티아나가 떠나야 할 날이 되었다. 
    그녀가 떠나는 것을 보기 위해 모여든 군중들이 길을 꽉 메웠다. 
    강 건너편 둑에는 그녀를 하늘나라의 문까지 데리고 갈 
    말과 마차들이 꽉 들어 차 있었다. 
    그녀는 강변까지 배웅 나온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강물로 들어섰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이러했다. 
    "주여, 주와 함께 거하며 
    주님을 찬양하기 위해 저는 지금 갑니다." 
    크리스티아나를 기다리고 있던 무리들이
     그녀를 데리고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녀의 자식들과 친구들은 모두 각자의 처소로 돌아갔다. 
    그녀는 예전에 남편 크리스찬이 그랬듯이 
    온갖 의식을 거쳐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떠나자 자식들은 모두 울었다. 
    ‘위대한 마음’과 ‘진리의 용사’가 
    심벌즈와 하프를 즐겁게 연주하자 
    그들은 울음을 멈추고 각자 헤어져 자기의 처소로 돌아갔다. 
    세월이 흘러 마을에 배달부가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 그가 찾아온 사람은 ‘망설임’이었다. 
    배달부는 그를 불러 말했다. 
    "당신이 사랑했고 또 목발 짚은 발로 
    지금까지 따라온 그분의 이름으로 왔소. 
    그분께서 당신이 부활절 다음 날 
    그분의 나라에서 함께 저녁 드시길 바라고 계신다는 전갈이오. 
    그러니 여행 떠날 준비를  하시오." 
    그는 역시 자기가 진짜 사자라는 표를 내보이고는 암호를 말했다. 
    "내가 네 금으로 된 잔을 깨뜨리고 
    은으로 된 끈을 풀어놓았노라." 
    그러자 '망설임'은 함께 온 순례자들을 불러 말했다. 
    "나는 부름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들도 반드시 부르실 것입니다." 
    그는 ‘진리의 용사’에게 자기의 유언장을 만들어달라고 간청했다. 
    그가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유물로 줄 것이라곤 
    목발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뿐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 뒤를 따라올 내 아들에게 이 목발을 남겨준다. 
    그가 이 아비보다 훌륭하다는 것을 
    천하에 드러내게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빈다." 
    그는 ‘위대한 마음’에게 지금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길을 떠났다. 
    강가에 다다르자 그가 말했다. 
    "저 건너편에는 내가 타고 갈 마차와 말이 있으니 
    이제 이 목발은 필요 없게 됐군."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이러했다. 
    "어서 오라, 생명이여." 
    이 말을 남기고 그는 길을 갔다. 
    이 일이 있은 후 ‘심약자’가 자기 처소 앞에서 
    자기를 부르는 반가운 배달부의 호각소리를 들었다. 
    배달부는 안으로 들어와 말했다. 
    "주님께서 당신을 모셔오라는 전갈을 알려드리려고 왔소. 
    잠시 후 당신은 그분의 눈부신 얼굴을 뵙게 될 것입니다. 
    내가 전하는 말이 진짜라는 표적으로 여기 암호가 있소. 
    '창밖으로 내다보는 자들은 어두워지리라.'" 
    '심약자'는 친구들을 모아놓고 
    자기가 어떤 전갈을 받았으며, 
    그 전갈이 진짜라는 표적으로 어떤 말을 들었는가 알려주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내게는 물려줄 유산도 없으니 
    유서는 남겨서 무엇 하겠습니까? 
    내가 가졌던 유일한 것은 나약한 마음인데 
    나는 이제 그것을 버리고 떠납니다. 
    지금 내가 가는 그곳에는 필요하지도 않을 뿐더러 
    아무리 가진 것이 없는 순례자라 하더라도 
    물려받을 만한 게 못되니까요. 
    그러니 ‘진리의 용사’ 씨, 부탁합니다. 
    내가 떠나자마자 그것을 거름더미에 묻어주십시오." 
    이윽고 떠날 날이 되자, 
    그는 다른 자들과 마찬가지로 강물로 들어갔다. 
    그의 마지막 말은 이러했다. 
    "믿음과 인내를 꼭 붙잡으시오." 
    그러고 나서 그는 강 건너 쪽으로 건너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