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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부 76 - John Bunyan

Joyfule 2008. 10. 30. 00:28
    
     천로역정 2부 73 -  John Bunyan  
    똑바로 섬은 이렇게 세상일을 정리하고 나서 
    떠나야 할 때가 되자 서둘러 강물로 들어갔다. 
    그때 강가는 아주 고요했다. 
    강을 반쯤 건너자 똑바로 섬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이쪽 강변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는 동료를 향해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강을 두려워해 왔습니다. 
    사실 나도 가끔 이 강을 생각할 때마다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렇게 아무 어려움 없이 편하게 서 있습니다. 
    내 발은 그 옛날 이스라엘 민족이 요단강을 건널 때 
    언약의 궤를 멘 제사장들이 밟고 서 있던 
    바로 그 위를 든든하게 밟고 있습니다. 
    강물이 혀에는 쓰고 몸에 차가운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내가 가고 있는 곳을 생각하고, 
    건너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안내자들을 생각하니 
    내 심장은 타오르는 불길처럼 뜨거워집니다. 
    이제 내 여행은 거의 끝났고 
    괴로운 날들도 모두 끝나게 되었습니다. 
    나는 지금 나를 위해 가시관을 쓰셨고 
    얼굴에 침 뱉음을 당했던 그분의 얼굴을 뵈러 가고 있습니다. 
    과거에 나는 남이 하는 말과 믿음에 의해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내가 기쁘게 모시고 싶은 
    그분을 친히 뵙고 그분을 곁에 모실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지상에 있을 때 나는 주님에 대한 말씀을 듣기 좋아했고, 
    그분이 걸으신 발자취를 발견하면 
    그 위를 똑같이 걷고자 애썼습니다. 
    그분의 이름이 내게는 사향을 담아두는 함과 같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분의 이름은 그 어떤 향기보다도 더욱 향기로웠습니다. 
    그분의 목소리는 내게 가장 감미로운 것이었고,
     나는 그분의 얼굴을 
    태양을 지극히 사모하는 자들보다도 더욱 사모했습니다.  
    나는 그분의 말씀을 먹고 살았고, 
    나의 약점을 치유하는 해독제로 그분의 말씀을 사용했습니다. 
    주께서는 나를 붙잡으시어 죄악의 길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분은 그의 길을 걷는 내 발에 굳센 힘을 주셨습니다."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 그의 얼굴은 변해갔다. 
    그리고 그의 강한 모습도 사라져갔다. 
    이윽고 그는 이런 말을 하면서 친구들 앞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건너편의 넓은 지역에 가득 들어 찬 말과 마차들, 
    나팔수와 피리 부는 자들 그리고 노래 부르는 자와
     현악기를 타는 자들이 올라오는 순례자들을 환영하고는 
    모두 함께 하늘나라의 아름다운 문으로 
    들어가는 광경이야말로 참으로 영광스러운 것이었다. 
    크리스티아나가 함께 데리고 갔던 아들 넷과 
    그들의 아내 그리고 그들의 자식들은 
    아직 강을 건너지 않고 거기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그때 나는 그곳을 떠났다. 
    돌아온 후에 나는 어떤 사람으로부터 
    그들이 아직 그곳에 살고 있으며, 
    당분간 신도들을 더 증가시키기 위해 
    그곳에 계속 머물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만약 내가 또다시 그 길을 갈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내가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들을 
    듣고자 원하는 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동안 독자들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