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말의 힘 초등학교 시절 중학교 입시경쟁이 치열했다. 나는 일차에서 떨어졌다. 그 자체로 이류인생이 된 것 같았다. 이차로 학생을 모으는 시험에서도 또 떨어졌다. 나는 삼류로 전락한 것 같았다. 어른들은 그 다음급 학교를 ‘똥통중학교’라고 했다. 일차의 명문중학교에 합격한 아이들이 새학기가 되어 검정 교복에 뱃지를 달고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모습을 봤다. 어른들은 그 아이들을 마치 귀한보석이라도 보는듯 대견해 하고 부러워하기도 했다.나는 갈 곳을 모르고 어두운 길거리에 쓸쓸하게 혼자 서 있는 느낌이었다. 나는 비로서 공부를 해야 할 이유를 몸으로 느꼈다. 나는 서울 변두리 초등학교 육학년으로 다시 들어갔다. 나는 부자집 아이들처럼 입시전문 과외교사의 지도를 받을 형편이 아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