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안개와 함께 춤을 납빛으로 가라앉은 드넓은 바다 저편에 화물선 한 척이 유유하게 떠 있다. 바닷가에는 이따금씩 짙은 안개가 흐른다.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났다. 옥계해변에 작은 단독 주택을 사서 그곳에 십사년째 살고 있다고 했다. 홀로 고독을 견디며 그렇게 살기가 쉽지 않다. 그에게 호기심이 일어 바닷가 까페에서 잠시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그가 흔쾌하게 응했다. “어떻게 적막한 옥계 해변에 자리를 잡았습니까?”내가 묻기 시작했다.“도시가 싫었죠. 그래서 한적한 옥계 바닷가 마을로 내려와 삼십평짜리 작은 집을 샀죠. 가격도 얼마 되지 않아요. 서울의 아파트를 처분하니까 돈이 남아돌아요. 경험이 없으니까 농사지을 밭은 사지 않았어요.”“노년의 긴긴 시간을 어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