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 시마즈 아야 나이테 - 시마즈 아야 짓누르는 눈의 무게를 제처 버리고 발돋음 하고 싶었지 가지도 잎도 산에 새잎 돋는 봄이 오면은 잘도 견디었다고 미소짓는 바람 고생끝에 나이테 늘며 나무는 자란다 초록색을 지니느게 산이 지켜야할 법도 끝까지 지켜내어 자손들에게 굳세게 자라라는 어버이 마음 가지를 자..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5.10
오월이 오면 - 황금찬 오월이 오면 - 황금찬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 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 작년..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5.08
푸른 오월 - 노천명 푸른 오월 - 노천명 청자(靑瓷)빛 하늘이 육모정(六角亭)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正午)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5.07
노란 종달새의 기도 (수우족) 노란 종달새의 기도 (수우족)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 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5.06
지나간 슬픔이 강물이라면 - 강희안 지나간 슬픔이 강물이라면 - 강희안 지나간 슬픔은 물매화 한 잎 강물이 보고 싶을 때 이미 져 버린 자운영 꽃길을 지나 저물어 가파른 산길을 간다. 달빛 파란 기슭 옛 절터에서 더는 굽을 수 없는 세간의 길을 물으면 강은 험한 물굽이로 첩첩히 흘러 이 세상 처음인 곳으로 가는구나. 누워야만 비로..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5.05
어머니 - 김초혜 어머니 - 김초혜 한 몸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 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 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5.04
먼 길 - 문정희 먼 길 - 문정희 나의 신 속에 신이 살고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그냥 신을 신고 걸어왔을 뿐 처음 걷기를 배운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 있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 뿐 새들은 얼마나 가벼운 신을 신었을까 바람이나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5.03
철길 - 김정환 철길 - 김정환 철길이 철길인 것은 만날 수 없음이 당장은 이리도 끈질기다는 뜻이다 단단한 무쇠덩어리가 이만큼 견뎌 오도록 비는 항상 촉촉히 내려 철길의 들끊어 오름을 적셔 주었다 무너져 내리지 못하고 철길이 철길로 벼텨온 것은 그 위로 밟고 자나간 사람들의 희망이 그만큼 어깨를 짖누르는..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4.30
이별 - 李 白 이별 - 李 白 靑山橫北郭 청산횡북곽 청산은 북쪽 마을에 가로 놓이고 白水撓東城 백수요동성 맑은 물은 흘러 동편 성(城)을 도는데 此地一爲別 차지일위별 여기서 한번 나뉘면 孤逢萬里征 고봉만리정 나그네의 만리 길 지향도 없으렸다. 浮雲遊子意 부운유자의 떠가는 저 구름은 그대의 마음인가. 落..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4.28
한 폭의 그림 - 김 록 한 폭의 그림 - 김 록 그날이 그날인 그날, 말을 또 들었다면 그 말은 보통 말보다 말만큼의 말이 더 있는 듯하다 말을 또 말했다면 순수한 괴로움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단지 말에 육박하고 있다 말을 쓸 땐 3냥, 네 냥도 썼다가 말할 땐 왜 고작 석 냥, 넉 냥만 내놓을까 이것이 울어야 될 말인가 슬픔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4.26
생쥐의 기도 - A. 토이고 생쥐의 기도 - A. 토이고 1 주님! 땅이 꽁꽁 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뛰어다니는 도로는 울퉁불퉁 패였습니다. 그래서 제 발가락이 무척 아픕니다. 또 고양이는 아침 저녁으로 저를 잡으려 뒤쫓고 있습니다. 제 꼬리를 왜 이렇게 길게 만드셨나요? 이렇게 도망다녀야만 이 세상에 살아 남을 수 있는 건..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4.25
나 그대에게 ....칼릴지브란 나 그대에게 ....칼릴지브란 나 그대에게 아름다운 이름이고 싶다 차가운 바람속에 그대 있을 때 라도 그대 마음 따뜻하게 채워 드릴 수 있는 그대의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 서로에게 어려운 사람이길 바라지 않는 까닭에 그대 말하지 않는 부분의 아픔까지도 따뜻이 안아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 그대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4.24
맨발 - 문태준 맨발 - 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 속에 오래 잠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4.23
생명의 향연 - 홍윤숙 생명의 향연 - 홍윤숙 사랑하지 않아도 좋으리 기다리지 않아도 좋으리 우리는 지상에 떨어진 수 많은 별들 제 각기의 길을 가는 각각의 그림자 너와 더불어 이 세상 어느 한 구석에 살아있다는 다만 살아 있다는 그것만으로 다행한 우리들 우리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씨를 뿌려 허무의 열매를 거두며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4.22
보리피리 - 차윤환 보리피리 - 차윤환 송기(松肌) 발라먹던 시절엔 배가 고팠어요. 민둥산에서 내려와 배추꽃 장다리 꾹꾹 씹어 먹었지요. 생풀 게워 새김질 삼매경에 빠진 누렁소는 끼니 걱정을 안 했지요. 무명 치마끈 졸라매고 다북쑥 가득 따 안은 어머니. 나는 보리피리를 만들어 허기진 설움만 진종일 불어 냈지요. .. ━━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2010.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