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일용잡부를 해 보며 나는 요즈음 동해항이 내려다보이는 해안로의 얕은 언덕에 집을 사서 수리하고 있다. 실버타운의 다음 코스로 인생의 마지막을 그 집에서 보내고 싶다. 동해안을 종단하는 해파랑길 옆이다. 인부들을 불러 함께 일하고 있다. 방구들과 벽지를 뜯어냈다. 수십년 묵은 미세한 분말 같은 먼지가 피어오른다. 매캐한 먼지에 재채기와 콧물이 흐른다. 본드로 접착시킨 벽지가 어떻게 단단한지 매달려도 안 떨어질 정도다. 뜯어낸 것들을 마대자루에 담으면 러시아인부가 그걸 메고 밖으로 내간다.인력소개소를 통해 조적공을 구했다.건재상에 가서 벽돌과 몰탈용 시멘트를 샀다. 조적공이 드럼통을 반쯤 자른 통에 시멘트 가루와 물을 붓고 스큐류가 붙은 도구를 넣어 반죽을 만든다. 나이 칠십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