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마음 방에서 타는 불 실버타운에서 생활한 지 이 년이 넘어간다. 동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의 파란 잔디가 펼쳐진 낙원 같은 곳이다. 그런데 정말 이곳은 낙원일까. 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걸 봤다. 숨이 차는지 입을 약간 벌리고 있다. 들어오고 나가는 숨소리에 쇳소리가 섞였다. 죽음이 어른 거리는 느낌이다. 공동식당에서 만난 또 다른 노인은 “마음이 춥고 아파요”라고 내게 말했다. 노인들은 마른 잎이 몇 개 매달려 차디찬 바람에 시달리고 있는 겨울나무같이 스산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스산한 곳은 실버타운만이 아니었다. 변호사를 하면서 교도소를 드나들다 보면 그곳도 얼어붙은 곳이었다. 노인과 죄수들만 마음이 추울까? 청춘은 뜨거울까? 내 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