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어른들의 병정놀이 꿈결에 전화벨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벨은 계속 울리고 있었다. 나는 꿈 속에 있었다. 산을 올라가고 있었다. 산 옆에 암자같은 집들이 있고 그 안에서 염불을 하며 수행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꼭대기에 있는 염불암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어느 순간 잠이 깼다. 벽에 걸린 시계의 초록불빛이 열두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렇게 늦잠을 잔 일이 없는데 처음인 것 같았다. 이상했다. 꿈 속에서 나는 오십년전으로 돌아가 대학 일학년 여름에 갔던 팔공산꼭대기의 암자로 올라가고 있었다. 왜 뜬금없이 시간의 아스라한 저쪽에서 그 장면이 내게 다가온 건지 알 수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버릇같이 스마트폰 화면의 최근 전화기록을 들여다 보았다. 낯선 전화번호가 보였다. 발신..